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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면 끝! 표창장 위조의 재구성, 정경심 반박할 수 있을까

鄭 “포토샵 못해 불가능” 주장 맞서… 檢, 정씨 쓰던 프로그램으로 시연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검찰이 선보인 ‘표창장 위조의 재구성’을 뒤집을 수 있을까. 검찰은 지난 15일 그간 제출한 증거를 망라해 정 교수의 공소사실을 재구성했다. 특히 공들인 부분은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었다. 이 표창장은 정 교수 딸 조모씨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됐고,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입시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표창장 위조 과정을 시연하고 프린터로 출력해 재판장에게 제출했다. “3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었다.

정 교수 측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리는 서증조사 기일에서 검찰 주장을 반박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날 공판을 끝으로 11월이면 변론이 종결된다. 정 교수 측이 전세를 뒤집을 기회는 사실상 이때가 마지막이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의미 있는 반론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공판에서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MS워드’로 표창장 위조 과정을 재현했다. 정 교수는 과거 영국 유학 시절 이후 수십년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간 정 교수 측은 ‘컴맹’에 가까워 포토샵 등 전문프로그램 활용능력이 필요한 표창장 위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MS워드에 내장된 ‘자르기’ 기능을 이용해 정 교수 아들 조모씨의 상장 스캔본에서 총장 직인 부분을 그림파일로 저장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딸 조씨의 표창장 파일을 만들어냈다. 검찰은 “너무 간단하다. MS워드 하나면 족하다”며 “동양대에서 MS워드를 사용한 건 정 교수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PDF로 저장된 최종 표창장 파일에 ‘총장님 직인.jpg’라는 그림 파일이 삽입된 점을 언급하며 “이제 재판부도 누가 위조했는지 알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역추적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9월 임의제출 받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 컴퓨터에서 딸 조씨의 표창장 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파일은 2013년 6월 16일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조씨가 서울대에 자기소개서를 내기 전날이었다.

일각에선 검찰이 미리 짜놓은 파일로 눈속임을 한 것이란 문제 제기가 있었다. 동양대 표창장의 기본 서식으로는 여백이 맞지 않아 검찰이 출력한 결과물처럼 나올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검찰은 반론을 예상한 듯 정 교수가 아들 조씨에게 “여백을 줄여봐라”거나 “엄마가 (여백을) 줄여서 보냈어”라며 조언한 내용도 제시한 상태다.

다만 검찰은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 교수 측은 표창장을 정상 발급 받은 뒤 한 차례 분실했고, 동양대 직원을 통해 재발급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직원이 누군지는 기억 못한다고 했다. 당시 동양대 직원들은 딸 조씨에게 표창장을 줬다는 얘기를 들은 적 없다거나 재발급해 달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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