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이 참았다, 실컷 놀자” 핼러윈 포기 못하는 청년들

이태원 인근 남산·경복궁 등 파티룸·레지던스 예약 꽉 차

핼러윈 데이를 닷새 앞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번 ‘핼러윈데이’(31일)에 그동안 미뤄뒀던 각종 모임과 파티를 즐기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은 ‘감염 공포’에 이미 면역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교 3학년인 이모(23)씨는 오는 30일 친구 5명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핼러윈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별도 파티룸을 빌린 이씨는 핼러윈 파티만큼은 반드시 하겠다고 했다. 4년에 불과한 대학시절 중 올 한 해는 이미 원격수업으로 증발해버린 데다 여름 내내 클럽과 관광지가 폐쇄되면서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이유다. 이씨는 27일 “확진자가 세 자릿수가 넘었다가 다음 날 다시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일이 반복되지 않느냐”며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클럽거리’만 피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방역 당국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핼러윈데이에 이태원과 신촌, 홍대입구 등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대규모로 뒤섞여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인지 올해는 야외에서 짧게 모임을 가진 뒤 별도의 파티룸이나 숙박시설 등으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젊은이들이 많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중심으로 인근 숙대입구나 남산, 경복궁역 인근 파티룸은 예약이 모두 찬 상태다. SNS에도 ‘핼러윈 주말에 솔로 남성 예약을 받는다’는 등의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경복궁역 근처의 한 파티룸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부터 ‘핼러윈 파티를 하겠다’는 예약이 가득 찼다”고 말했다. 다른 숙박시설 관계자는 “‘20여명을 익명으로 초대하는 핼러윈 코스튬플레이 파티를 하겠다’는 예약 문의가 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신원 확인이 되지 않으면 예약을 확정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각 지자체는 저마다 특별방역대책을 내놓고 있다. 용산구는 다음 달 1일까지 공무원 10여명을 투입해 마스크 미착용 여부와 유흥주점을 지도단속할 예정이다. 상인단체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도 클럽이 밀집한 170여m 거리를 통과할 때 QR코드를 제시하고 전신소독을 하는 ‘방역 게이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파티룸도 단속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공유숙박업으로 분류되는 탓에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정부와 경찰, 상인단체가 곧 모여 핼러윈데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우리 구에만 파티룸이 200곳이 넘어 지도단속 자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일찌감치 핼러윈데이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31일에는 오후 10시부터 6시간 동안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수칙을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나 고발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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