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마음의 벽에 끝없이 부딪혀도… 전도 발걸음 멈출 수 없다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문화로 소통하는 동일교회 <5>

당진 동일교회 어린이들이 지난 7월 충남 당진 수청로 예배당의 찬양페스티벌에서 찬양하고 있다.

당진 동일교회 전도팀은 오후 3~4시면 어김없이 삶은 달걀을 들고 관공서와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좋은 달걀을 사서 밤늦게 삶고 포장해 들고 찾아갔다. 반기는 사람도 없는 길이었다. 우리끼리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그렇게 수년을 달려왔다. 때로는 파전, 샐러드, 과일 컵, 호박전을 만들어 들고 나갔다.

한 번에 복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이걸 받아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혹시라도 교회에 찾아와 줄 날이 있겠지’하는 그 믿음을 놓지 않으려고 마음의 씨름을 했다.

전도팀은 끊임없이 세워졌다가 사라지고 또 세워놓으면 무너졌다. 그만큼 전도의 길은 험난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이건 복음은 환란과 핍박 속에 전파됐다. 우리도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위로를 받았다.

거절을 알면서 또 가는 것이 전도

전도자들은 상대가 화를 내거나 냉소적으로 거부해도 바로 돌아서지 못했다. 엉거주춤 서서 모욕당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그 서글픈 마음을 이기기까지 얼마나 자신과 씨름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자신과의 벽, 거절과 모욕감을 깨는 믿음을 키우기 위해 쉼 없이 훈련했다.

“그만하자, 이제 그만 지치지 않느냐”고 혼잣말을 하면서도 또 한 주가 시작되면 성도들을 붙잡고 그 훈련을 하고 있었다. 사명을 받은 자가 가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길이요, 부르심의 능력이요, 절대적인 주님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에베소서 2장은 복음의 위대한 역사를 알려주신다. “우리가 다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다.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사단을 따라 살았던 불순종의 아들들이었다. 하나님과 원수된 자였다.”

그 결과는 실로 참혹한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원수가 됐고 사랑해야 할 이웃과도 벽을 만들어 서로 원수로 살아왔다. 하루하루 생활을 돌아보면 사실 그렇다. 우리는 오늘도 예수님께서 무너뜨린 그 저주의 벽을 쌓고 또 쌓아가며 살아가는 불쌍한 인간이다.

전도 현장에서 부딪히는 두려움은 사람의 벽이다. 선물을 배달하듯 전도용품을 들고 가는 일은 어지간하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상황에선 두렵고 자존심 상해 쉽게 주저앉는다. 얼마나 많은 하나님의 사람이 영혼을 살려보겠다고 다짐했다가 그 선한 마음을 거두고 포기했을까.

가고 또 가고, 떠나면 다시 달래고 세워 훈련하며 전쟁을 치르듯 달려온 시간이 24년이다. 교회를 개척하고 처음 4년 8개월은 매일 100명을 만나 복음을 전했다. 5년이 되던 해부터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낯선 성도들을 모시고 교리부터 신앙생활 원리까지 가르쳤다.

점심 후에는 평신도 지도자들을 불러 오후 3시까지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세우기 위해 양육훈련을 했다. 쉼 없이 달려온 24년의 몸부림은 건강에 영향을 줬다. 시리던 잇몸이 어느 날 부어오르고 치아가 무너져 내렸다. 턱뼈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왔다. 급기야 지난해 3월에는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돌아서는데 온몸이 덜덜 떨리면서 의식이 흐릿한 상태로 쓰러졌다.

마을 의원에서 의료원으로, 다시 대학병원으로 실려 갔다. 정밀 검사를 받은 뒤 며칠 만에 통증을 이기고 일어났다. 그때 TV로 방송되던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김혜자씨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눈이 부시게 오늘을 살아가세요.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그 말을 듣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졌다. ‘그래, 최선을 다했지. 쉼 없이 했지. 그러나 아직도 달려갈 길이 먼데. 내겐 빚진 것뿐인데….’

교회를 거부하는 풍조 속 해법 찾기

나는 오늘도 몸부림을 친다. 해도 해도 채움이 없는 부실한 죄인이기에 이 길을 멈출 수 없다. 바울 사도는 감옥에서도, 죄수의 몸으로도 예수님만 전했다. 쫓겨난 그는 장바닥에 앉아 천막을 만들며 복음을 전했다.(행 18:1~3) 자신의 삶을 불태워 복음의 빛이 돼 외로운 길을 걷다가 순교했다.

오늘도 쉼 없는 염려를 안고 있다. 점점 높게 쌓여가는 이 벽을 깰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교회를 혐오하고 등을 돌리는 저 세상을 향해 나아갈 길은 없는 것인가.

비대면 예배가 일상이 되고 편안함만 추구하려는 이 세상 풍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갈 것인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제단 앞에 엎드린다.

이수훈 당진 동일교회 목사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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