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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 단풍 속 하늘 찌를 듯 솟은 ‘한국의 장자제’

강원도 동해·강릉의 새롭고 희귀한 비경

강원도 동해시 무릉계곡 ‘베틀바위전망대’에서 본 장엄한 베틀바위.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에 싸여 삐죽 솟은 암봉이 아침 햇빛을 받아 황금빛을 띠고 있다.

강원도 영동 지방의 대표 도시 강릉시와 그 바로 아래 동해시에 올해 새롭고 희귀한 볼거리가 생겼다.

먼저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명승 37호)에 베틀바위와 두타산성을 잇는 ‘베틀바위 산성길’이 지난 8월 부분 개방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박달계곡 등산로 총 4.7㎞ 가운데 무릉계곡관리사무소~두타산성 입구 2.7㎞ 구간이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바로 베틀바위로 가는 길이다. 입구에 큼지막한 ‘베틀바위 산성길’ 표지판이 서 있다. 베틀바위전망대까지 1.5㎞, 편도 1시간으로 안내돼 있다. 새로 잘 다듬어진 길이라 걷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정표가 잘 마련돼 있어 길을 찾기도 쉽다.

거대한 암봉으로 이뤄진 베틀바위 아래 회양목 군락지가 나온다. 베틀바위와 미륵봉 일원 33만여㎡에 퍼져 자란다고 한다. 회양목 군락지를 지나 아득한 나무 계단을 오르면 베틀바위전망대다. 눈앞에 하늘을 찌를 듯이 삐죽 솟은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한국의 장자제(張家界)’로 불릴 만하다.

베틀바위전망대 바로 뒤 코끼리 형상의 바위.

베틀을 닮은 거대한 바위에 전설이 서려 있다. 하늘나라 질서를 위반한 선녀가 벌을 받고 내려와 이곳 무릉계곡에서 삼베 세 필을 짜고 잘못을 뉘우친 뒤 승천했다고 한다. 그 베틀을 삼베 대신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단풍이 알록달록 치장하고 있다. 베틀바위 건너편 풍경도 장관이다. 멀리 하얗게 빛나는 중대폭포가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인다. 그 왼쪽으로 학소대, 관음폭포 등 두타산·청옥산 무릉계곡이 빚어내는 절경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두타산성까지 가는 길에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먼저 전망대에서 바로 뒤 바위를 올려다보면 코끼리바위가 보인다. 200m를 가면 미륵바위다.

‘산성12폭포’ 옆 바위에 올라앉아 있는 거북바위.

베틀봉 갈림길에서 수도골로 내려서면 거북바위에 닿는다. 바위 위에 거북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다. 그 뒤로 ‘산성12폭포’ 옥빛 물줄기가 가파른 암반을 타고 떨어진다.

임진왜란 때 많은 사람들의 피난처였던 두타산성.

바로 아래에는 동석산성(動石山城)으로도 불리는 두타산성이다. 두타산 북쪽 능선 험준한 산지와 깊은 계곡을 최대한으로 이용해 쌓은 포곡식 석성이다. 신라 파사왕 23년(서기 102년)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태종 4년(1414년)에 삼척부사로 왔던 김맹윤이 높이 1.5m, 둘레 2.5㎞의 산성을 다시 쌓았으며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많은 사람들이 이 산성으로 피난왔다고 한다.

바위 틈에 어렵게 뿌리내린 소나무 옆에 ‘백곰바위’가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화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기암으로 이뤄진 절벽, 댕기 모양의 폭포 물줄기,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산…. 총 천연색 수채화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강릉에서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의 명물인 ‘검은 대나무’오죽(烏竹)이 꽃을 피웠다. 대나무는 ‘나무’로 불리지만 볏과 식물이다. 수술의 꽃밥이 벼의 그것을 쏙 빼닮았다.

강릉시 오죽헌에 핀 신비의 오죽꽃. 볏과 식물 답게 수술이 벼와 닮았다.

대나무는 씨앗이 아닌 땅속 뿌리로 번식하기 때문에 꽃을 피우는 자체가 매우 드물다. 60~120년 만에 핀다는 주기설이 전해질 만큼 보기 쉽지 않아 ‘신비의 꽃’으로 불리며 행운과 희망의 징조로 여겨졌다.

여행메모
동해버스터미널에 무릉계곡行 111번
바닷가 ‘소울 푸드’ 곰칫국 얼큰·시원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무릉계곡에 가려면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동해나들목에서 빠져 7번 국도로 갈아타고 삼척 방향으로 간다. 이어 효가사거리에서 정선 방향으로 우회전 후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삼화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무릉계곡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버스가 운행중이다.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280m 이동해 동해감리교회 정류장에서 111번 일반버스를 이용하면 무릉계곡 정류장에 갈 수 있다.

묵호항 활어센터에서는 직접 해산물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동해에서 꼭 맛보아야 할 물곰탕(곰칫국)은 바닷가 사람들의 소울 푸드다. 신 김치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 국물이 시원하다.

무릉계곡 입구에 친환경 힐링센터인 동해 무릉건강숲이 있다. ‘웰니스 관광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되찾기 위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는 교육 체험프로그램, 체류형 힐링 치유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다.



동해·강릉=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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