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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떠날 독불장군” 당권 도전 중진들 ‘김종인 흔들기’

조기 퇴진·전대 개최 주장 나와… 당권 노리는 중진들 의도도 깔려

김종인(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명(왼쪽 네 번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공세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비대위 조기 퇴진과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일방통행식 리더십에 대한 불만 누적과 취약한 당내 기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차기 당권을 노린 의도적 흔들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5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가 퇴진하고 올 12월이나 내년 1월까지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실책을 범해도 현 지도체제에서 우리 당은 반사이익도 못 얻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김종인 비대위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조 의원 외에도 일부 중진 의원과 당 안팎에서 김 위원장 체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같은 김종인 비대위 흔들기엔 김 위원장 특유의 ‘나를 따르라’식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게 작용했다. 김 위원장은 ‘여의도 차르’라는 별명답게 특유의 카리스마로 국민의힘 쇄신 작업을 이끌었다.

당명 변경 및 정강·정책 개정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졌지만 그만큼 소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중진들과 저녁 식사도 하면서 접점을 넓혀야 하는데 그런 스킨십이 부족한 것 같다”며 “김 위원장과 원내를 연결하는 가교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상임위원회별, 선수별로 오찬 등은 하고 있지만 개별적인 중진 의원들 접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의 취약한 당내 기반도 비대위가 흔들리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출범한 김종인 비대위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가 일단 정해진 임기다. 즉 내년 4월 이후엔 물러날 김 위원장의 눈치를 중진 의원들이 볼 필요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은 결국엔 떠날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내 기반이 없다 보니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들도 원내에서 나오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2011년 12월 출범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박근혜 비대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당내 기반이 확고한 대주주가 이끌면서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었다.

중진들의 김종인 비대위 흔들기엔 당권을 겨냥한 의도도 깔려 있다. 김 위원장 퇴진 후 전당대회가 열리게 되면 중진 의원들에게는 당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직전에도 당권에 눈독을 들이던 중진 의원들은 당시 강력하게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자강론을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비대위 퇴진과 전당대회 개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김종인호가 출범한 지 겨우 5개월밖에 안 됐는데, 퇴진 얘기가 나오는 건 너무 빠르다”며 “현실적으로 내년 4월 재보선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비대위가 당 안팎의 쓴소리를 귀담아 듣고 변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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