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더 못치고 나가 후회… 내년 종전선언·답방 성사돼야”

[논설위원의 이슈&톡] 윤건영 민주당 의원 인터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공정’과 ‘포용’이라는 가치가 굳건히 자리매김하려면 여당이 더 오래 집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선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기에 무게감이 남다르다. 의원이 된 뒤에도 초선치고는 목소리를 많이 내 왔다. 특히 문재인정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여겨질 때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직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하면서 남북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본인이 희망해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속돼 있다.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윤 의원을 만나 정치 및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 정부가 무조건 다 잘했다고만 하지 않았고 아쉬운 부분도 솔직히 얘기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마음도 간절했고, 오래지 않아 좋아질 것 같다고도 했다.

-문재인정부 4년차인데 평가를 한다면.

“아직 1년반이 남았고 지금 한창 시험을 보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변수도 있었고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남은 기간 문재인정부는 3가지에 국정 동력을 집중할 것이다. 우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이다. 이는 단순히 방역에 성공하는 걸 넘어 경제를 회복시키는 일과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을 포함한다. 둘째는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진일보한 역사를 만들어 놓는 일이다. 셋째는 촛불혁명의 가치를 완성하는 것으로 개혁을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지난 4년을 돌이켜봤을 때 후회되는 일들은.

“2가지인데, 하나는 부동산 문제다. 현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생략하고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그러다보니 이전 두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리뷰하고, 새로 틀어쥘 시간을 갖지 못했다. 정부 출범 초기에 그걸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 다른 하나는 2019년에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우리가 더 치고 나갔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점이다. 한반도 문제는 차로 비유하자면 앞바퀴가 북·미 관계, 뒷바퀴가 남북 관계다. 2018년에는 뒷바퀴로, 2019년에는 앞바퀴로 굴러가게 한다는 목표였는데 2019년에 앞바퀴에만 맡겨놓지 말고, 동시에 뒷바퀴를 더 세게 굴렸더라면 지금 같은 남북 상황은 아니었을 것 같다.”

-진보학자들까지 강성 ‘문빠’들의 반대파 공격과 편가르기가 심하다고 비판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그를 통해 공동의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우리 당이 보다 튼튼해지려면 그 민주주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정착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문파(윤 의원 표현) 문제도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민주주의가 (문파들에 의해) 하나의 방향으로만 끌고 갈 수도 없고 그게 절대 선이라고 할 수도 없다. 충분히 그런 문제는 민주주의 과정 속에서 걸러지리라 본다.”

-586세대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일부 586정치인들이 국민 기대치에 미흡했던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586세대와 586정치인들은 구별하고 싶다. 정치인들 때문에 586세대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권위에 맞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인 586가치는 586세대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그 정신은 IMF세대, X세대, Y세대를 거쳐 흐르는 물처럼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청춘의 진보’ 같은 게 586가치라 할 수 있다.”

-여당의 ‘20년 재집권론’이 오만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현대 정치에서 보수가 50년 집권했다. 진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까지 15년이다. 그런 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차원의 얘기로 이해해 달라.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의 2가지 핵심 가치, 즉 공정과 포용이란 가치가 흔들림 없이 가려면 민주당이 더 집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당 대선 후보들 중 어떤 이가 그런 가치를 잇기 좋은가.

“노코멘트하겠다. 오해받기 십상이다. 다만, 대선을 여러 번 치러본 경험에서 결국 시대정신을 선점하는 사람, 자기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라. 또 대선까지 위기가 많을 텐데, 위기 요인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대권을 차지할 것이다.”

윤 의원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지금은 교착됐지만 앞으로 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이 우려하는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비핵화 없이 종전선언만 이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종전선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현 정부 임기 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는 좋아질 기미가 있는가.

“몇 가지 좋은 징후들이 있다. 일단 북·중 국경지역에서 코로나19로 닫아놓았던 세관을 열 준비를 한다는 정보가 있다. 북한이 국경 봉쇄 정책을 풀려는 것 같다. 둘째는 국제정치의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미국의 대선 전과 후가 다를 것이고, 일본의 지도자도 교체됐다. 셋째는 북한이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인민’이라는 명분을 자주 내세우고 있는데 이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또 김일성화, 김정은화 꽃을 책임지는 조직이 ‘위원회’급이었는데, 이를 국 단위로 낮췄다고 한다. 이 역시 정상국가화 과정이다. 정상국가로의 전환 움직임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좋은 시그널이다.”

-북한이 대남 책임자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지정했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을 내세운 것은 위험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뭔가 해보려는 의지로 보인다. 뭔가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우리도 김 제1부부장의 위상에 맞게 파트너를 누구로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야당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가 정부 방침이 아닌가 의심한다.

“종전선언마저 정치적으로 변주해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따로 갈 수 없다. 비핵화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나오는 것이고, 비핵화 논의로 남북이나 남·북·미 간에 공간이 넓어져야 종전선언도 가능하다. 다만 문재인정부 임기 내 종전선언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져야 한다. (임기 말인 2022년 초는 어려울 테고, 그럼 내년에 둘 다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 아닌가?) 그렇다. 상황이 어려워도 그렇게 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북·미 간에 얼마나 얘기됐나.

“백악관에서 종전선언이 충분히 논의됐고, 북·미 양 정상 간에도 일정 수준의 컨센서스가 있었던 게 분명한데 네오콘의 훼방으로 막판에 빠진 것 같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언급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대목이 사실상 종전선언을 얘기한 것 아니겠는가.”

-김 위원장 답방 약속은 유효한가.

“관광 오듯이 그냥 내려올 순 없고, 비핵화의 과정 속에 다시 답방이 추진돼야 한다.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남북 관계가 10년은 앞당겨질 수 있어 꼭 성사돼야 한다. 2018년 말에 답방이 막판에 무산돼 아쉽다. 사실 그때 서울 시내 모 호텔에 김 위원장의 숙소까지 확정해 놓은 상태였다.”

-야당은 왜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석방을 요구하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염치없는 비판이다. 6명은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억류됐는데 정작 당시에는 북한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 말할 순 없지만, 문 대통령은 2018년 4·27 판문점 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직접 그 문제를 꺼냈다. 아예 회담 전부터 자료를 충분히 검토했었다. 문 대통령의 석방 요구에 김 위원장도 긍정적이었는데 그만 북·미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로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북·미 관계가 지지부진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그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미국 민주당 정권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폈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조명록 북한 인민군 차수가 상대국을 교차 방문하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바이든이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면 정책 리뷰에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황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눈높이가 더 높아질 수 있어 북·미 관계가 꼭 좋아지리란 법도 없다.”

프로필
1969년생(부산)
국민대 총학생회장
노무현정부 정무기획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상황실장
21대 국회의원(서울 구로을)

손병호 논설위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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