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안전판… 교육과정·공간 고쳐야”

[교육혁신 토론회]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기조 발제

국민일보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육의 현주소와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김진경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기나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터널을 지나는 와중이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려는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계에선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상한다. 문재인정부에서 중·장기 교육 정책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김진경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학교는 미래사회의 안전판”이라고 공교육 시스템의 역할을 규정했다. 학교가 미래사회의 안전판 역할을 하려면 국가 교육과정부터 교육행정·연구체계, 교원양성 방식, 학교 공간 등을 뜯어 고쳐야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 의장은 국민일보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교육의 현주소와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미래사회의 위험 요소를 예측하고 미래학교의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대량실업 위험’을 언급했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더 이상 육체노동자나 단순 노무직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진단이다. 명문대 진학은 더 이상 계층 상승의 통로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며 대량실업에 휘말릴 가능성을 줄이는 안전판 역할로 봤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중산층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게 대입 경쟁 과열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왼쪽부터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회장, 김유열 한국교육방송공사 부사장, 김 의장, 이 의원,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박찬대 민주당 의원, 김문희 교육부 정책기획관,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최종훈 서울사대부고 교사, 조용상 아이스크림에듀 대표. 최종학 선임기자

그는 “(계층 상승 통로가 아닌) 안전판으로 바뀌었다면 그 정점이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일 이유가 없다. 분야와 수준에 따른 다양한 정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학 특성화 유도’ ‘완성형 직업교육 기관’ ‘사회문화적 일자리 확대’ 등을 꼽았다.

맞벌이 보편화, 지역사회 해체 등으로 아이들의 성장 환경에도 위기가 가중될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인천 라면형제’ 사건 같은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코로나19 이후 ‘생산성·효율성에 대한 요구’와 ‘삶의 지속성·질에 대한 요구’가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접점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장은 “생산성·효율성 측면에서 지속적 성장과 관련된 기술이, 삶의 지속성·질 측면에서는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 강화 방향과 관련된 기술의 진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능정보사회에서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을 갖추는 것을 인권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의무교육을 마치는 중3 시기에 기본학습능력 도달 여부를 국가가 측정해야 하고,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겐 고교 과정에서 수준에 맞는 교과목을 개설해 반드시 최소 기준에 도달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에 대한 ‘사회적 협약’을 주문한 점도 눈에 띈다. 그는 “3~4년에 한 번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수능 비율 등 세부 사항을 결정, 조정해 나가는 협약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수능 비율과 같은 교육 정책이 선거 공약으로 정치적 쟁점이 되고 교육 정책의 틀을 흔드는 현상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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