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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7년형 확정된 MB, 대통령의 권력형 비리 더이상 없어야

대법원이 29일 거액의 뇌물을 받고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거듭 확인해준 판결이다. 이 전 대통령은 약 1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 2월 법원의 구속 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났으나 곧 재수감돼 남은 형기를 보내야 한다.

재판부는 “횡령 내지 뇌물수수의 사실 인정과 관련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로서 회사 자금 약 252억원을 횡령한 혐의,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다스 미국 소송비용 89억원을 삼성이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 공직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챙겨 국고를 손실한 혐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대통령의 권한을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악용해 법을 유린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건 사법부의 당연한 책무다. 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입장문을 통해 “법치가 무너졌다”며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죄 확정 판결에도 발뺌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참회하며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영어의 몸이 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망신이고 불행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3년 넘게 수감 중이다.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안타깝겠지만 사법부의 판결을 정치적 탄압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에 취해 법 위에 군림하며 사익을 추구한 데 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인 만큼 승복해야 한다. 권력형 비리는 지속적으로 엄단해야 뿌리를 뽑을 수 있다. 법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청와대와 여당 등 살아 있는 권력은 이번 판결을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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