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신천지 피해자·상담소 간 가교 역할해야

코로나19 이후 신천지 대책을 말한다 <8>

이만희 신천지 교주가 지난 3월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급기야 교주가 기자회견 자리에서 두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며 공개 사과까지 했다.

그즈음 주요 대형교회에서 상담요청이 왔다. 전례 없던 일이다. 상담 내용은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탈퇴하여 정통교회로 돌아왔을 때의 대응책 모색이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신천지가 많이 흔들리는 데다 어눌하기까지 한 교주가 절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도들이 큰 충격을 받고 쏟아져 나올 것이란 나름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탈퇴한 그들이 정통교회로 돌아올 때 어떻게 대응하고 대처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중이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그건 시기상조입니다. 당장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교주 사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준비는 필요합니다.” 어찌 됐든 관심을 갖고 찾아준 교회에 감사했다. 예측대로 코로나19가 신도들의 대거 탈퇴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나마 탈퇴자들마저 정통교회로 유입되지 않았다. 신천지 안팎 신도들의 현재 상황은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이다.

그렇다고 교주 사망 시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여러 경우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신천지 신도들이 정통교회와 부딪히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위 추수꾼으로 정통교회에 잠입한 경우다. 실제 신천지 포교방법에서 추수꾼 활동은 미미한 편이다.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점점 더 피할 것이다. 그동안 추수꾼에 대한 염려로 교회를 처음 찾는 이들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제 경계심을 조금 내려놓기를 권한다. 단, 추수꾼 활동이 명백히 드러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단호한 의지와 행동이 필요하다. 추수꾼 여부를 가려야 할 때는 전문상담소의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교회를 방문해 신천지 탈퇴자라고 스스로 밝히는 경우다. 마땅히 자초지종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과민반응으로 인해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단 따뜻하게 환영한 후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추수꾼으로 활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신천지에서의 신앙 기간이 오래됐거나 잘 적응하지 못한다면, 신앙회복과 교회 입장의 신뢰회복 차원에서 교리중독 클리닉을 조심스레 권해보자. 일단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하면 진정성이 있다. 최근 이러한 클리닉 과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상담소에 교육을 의뢰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반면 자체적으로 해결해보려다 끝내 적응하지 못하거나 추수꾼이란 의심에 상처를 받고 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매우 안타깝다.

셋째, 교회 성도 가족 중에 신천지 신도가 있는 경우다. 가족들이 알게 되는 계기는 본인 스스로 밝히는 경우, 휴대전화나 서적이나 노트 등 신천지로 확증할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한 경우, 누군가의 제보에 의한 경우다. 전에는 스스로 밝히는 경우가 드물고 물증으로 인해 들통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상담 사례에서는 스스로 밝히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만큼 신천지 신도들이 물품 관리나 처신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제보에 의한 회심 사례는 꾸준하다. 제보란 먼저 상담과 교육을 받고 탈퇴한 회심자가 알고 있던 신천지 신도의 신상을 상담소에 제공하는 일이다. 제보는 크게 직접 가족들에게 알려주거나 전에 출석하던 교회를 통해 알리는 두 경우다. 신천지에서도 이에 대한 조치로 상호 신상정보를 엄격히 차단한다. 혹 탈퇴자를 통해 제보 가능성이 있을 때는 미리 가족들에게 신천지였음을 알리라고 가르친다. 물론 이제 가지 않겠다는 거짓 고백이다. 심지어 요즘 신천지 운운하며 사기 치는 보이스피싱이 유행하니 조심하라고 미리 가족들에게 선수를 치기도 한다. 가족들이 상담소와 연락했는지, 방문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모 전화기를 검색하거나 위치 확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궁극적으로 전문상담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예외가 없다. 단, 반드시 선행돼야 할 일이 있다. 스스로 밝힌 경우, 믿는다는 말로 자극하지 말고 일단 안심을 시켜야 한다. 눈치를 채거나 제보를 받은 경우, 가족들이 알게 된 사실을 당사자가 절대 모르게 해야 한다.

만일 알게 되면 신천지의 피드백을 통해 나름 대책을 세워 상담 진행이 어려워진다. 상담소에 제보하면서 이런 주의점을 충분히 당부했음에도 놀란 나머지 당사자에게 확인함으로 인해 가출하거나 가족들이 속아 상담이 무산된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에 가족 상담 요청이 있거나 제보가 왔을 때는 이런 점을 유념해 잘 안내해야 한다. 교회를 신뢰하고 교회에서 소개하는 상담소를 방문해 상담과 교육을 통한 회심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피해자와 상담소 간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게 교회의 몫이다.

코로나19로 신천지는 변하고 있다. 우리 교회도 변화가 필요하다. 경계심은 늦추지 말되 좀 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알면 알수록 여유가 있지만, 모르면 모를수록 무섭거나 우습거나 둘 중 하나다. 우리가 신천지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신현욱 소장

[코로나19 이후 신천지 대책을 말한다]
▶①신천지 사기포교에 피해자만 30만명… 정점에 이만희 교주
▶②코로나 최대 위기… SNS로 눈 돌린 신천지 강좌 조심하라
▶③신천지 ‘위장교회’ 포교 전략 포기할 수 없는 까닭은…
▶④신천지 분파·아류의 득세 잘 살펴야
▶⑤지파별 각자도생·집단 지도체제… 교주 사후 신천지 판세는
▶⑥온라인 세미나 집중… 갈수록 대범해지는 신천지 포교 전략
▶⑦“잠깐 신천지에 갔던 것… 이제 안 간답니다” 모략 멘트 주의
▶⑨세미나·상담… 교회들 다양한 신천지 예방 활동
▶⑩신천지 교역자 신분세탁까지… 범 교단 차원 대책기구 필요
▶⑪사이비 집단 건물 앞 시위… 교회도 ‘공격적’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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