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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검란

오종석 논설위원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검사들의 난, ‘검란(檢亂)’이라고 한다. 2003년 3월 노무현정부가 임명한 비검사 출신 여성인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기수 서열 파괴 등 검찰 개혁에 착수하자 당시 검찰 중간 간부들까지 별도 회의를 열고 사발통문을 돌리며 집단 반발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명박정부 시절도 검찰 개혁을 놓고 김준규 총장과 한상대 총장 때 검란이 발생했다. 특히 2012년 검란은 한 총장이 추진하려 했던 검찰 개혁안 중 하나인 대검 중수부 폐지에 반기를 든 특수통 검사들이 주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최재경 중수부장과 함께 ‘반(反)한상대’ 노선을 걷고 있었다. 한 총장 사퇴로 사태가 마무리됐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 등을 놓고 검사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검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을 비판하는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검찰 내부망 글에 1일 현재 실명 댓글이 30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은 8년 전과 함께 이번에도 연관돼 있다. 이런 와중에 윤 총장은 지난 29일 대전고검을 방문한 데 이어 오는 3일 충북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을 방문하기로 해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신임 부장검사 30여명을 소집해 교육하기로 한 진천 법무연수원은 ‘검·언 유착 의혹’ 당사자로 지목돼 추 장관 지시에 따라 감찰이 진행 중인 윤 총장의 핵심 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검란 조짐에 대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지난 30일 검찰 내부망에 검찰의 자성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31일엔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경자검란’(庚子檢亂·경자년에 벌어진 검사들의 난)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일부 정치검사들이 검찰 개혁의 걸림돌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검란은 그동안 대부분 검찰의 기득권을 사수하고 검찰 개혁을 거부하는 방편으로 분출됐다. 이번에는 뭐가 좀 다를까. 어쨌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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