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투표 당일 밤 개표서 앞서면 ‘승리 선언’ 시나리오

현장투표 결과 바탕 승리 선언 후 우편투표 사기로 모는 전략 구상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뉴욕주 태리타운 소재 마리오 쿠오모 다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지나가는 차량을 막아서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한 어린이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AFP·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대선 당일 밤 개표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경우 개표가 종료되지 않더라도 승리를 선언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신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장투표 위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하고, 이후 개표되는 우편투표는 ‘사기’로 몰아 재선을 굳힌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3명을 인용해 트럼프가 선거일 밤 연단으로 걸어나와 자신이 이겼다고 선언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은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모두 이기거나 상당한 격차로 앞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부 경합주인 ‘선벨트’에 속한 플로리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애리조나주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또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 아이오와주, 조지아주도 모두 이겨야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승기를 거머쥘 경우 또다른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추가적으로 승리해도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개표 초반 앞서나가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는 주 규정에 따라 투표 종료 시점까지는 우편투표지를 개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편투표 참여자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스트벨트의 나머지 지역인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승리한다는 방법도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차범위 밖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기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을 한 뒤 이어지는 개표에서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한 경합주는 여론조사상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최종 개표 결과는 개표 초반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악시오스는 “트럼프 캠프는 선거일 이후 계산된 우편투표가 선거 사기의 증거라고 허위로 주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팀은 펜실베이니아의 최종 개표 결과가 바이든 승리로 확정될 경우 ‘민주당이 선거를 훔쳤다’고 근거 없이 주장하려 준비 중”이라며 “참모들은 수 주간 이 전략에 관해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악시오스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 중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더글러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당일 조기 승리 선언 가능성에 대해 “가짜 보도”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선거 당일 승자가 판가름나야 한다고 다시 주장해 대선 불복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용지가 선거가 끝난 뒤 수거된다면 끔찍하다”며 “현대 컴퓨터 시대에 선거 당일 밤에 결과를 알지 못한다면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조기 선언’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내 대답은 대통령이 이 대선을 훔치게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피 말리는 긴 밤’ 미 대선 투표 당일 개표 상황 보는 법
“누가 이겨도 폭동난다” 약탈 대비하는 상가들
막판까지 속내 안 드러낸 ‘킹메이커 6개주’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