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는 긴 밤’ 미 대선 투표 당일 개표 상황 보는 법

일부 주 투표 3~4일 뒤에 윤곽

AP·AFP연합뉴스

올해 미국 대선의 승자는 투표 당일인 3일 밤(현지시간)에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미국 대선은 대체로 투표일 다음 날 오전 안에 대략적인 판세가 드러났었다. 하지만 올해 대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전투표 참가자가 이례적으로 늘면서 개표 절차가 훨씬 길어지게 됐다. CNN은 투표 당일 밤 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각 후보가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을 얻게 될지 전망하는 발표를 안 할 가능성도 있다고 1일 전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를 포함하는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전체 유권자의 50~70%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날 기준 총 9313만1017명이 이미 사전투표를 했다고 집계했다. 2016년 대선 당시 총 투표자 수인 1억3650만명의 67% 정도가 이미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다.

사전투표 비중이 커지면서 각 주의 개표 당국은 상당한 업무 부담을 지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편투표는 현장투표와 달리 선거 관계자가 기표된 투표용지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리 도착한 투표용지를 투표일 전에 열어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당일 투표가 마감된 후에야 집계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일부 주는 투표일로부터 3~4일이 지난 뒤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투표는 공화당, 우편투표는 민주당의 투표율이 높아 어느 쪽을 먼저 개표하느냐에 따라 개표 초반 특정 후보가 이기는 것처럼 보이는 ‘신기루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선 결과를 확정하는 데 가장 주목할 곳은 경합주 6곳이다. 남부 ‘선벨트’에 속하는 플로리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리조나주는 투표일 전 개표 절차를 미리 진행하기 때문에 이르면 투표 당일 밤에 대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부 ‘러스트벨트’인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는 사전투표를 미리 집계하는 게 허용되지 않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흘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시 부크바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권자 등록을 한 주민은 약 900만명이며 이 중에서 300만~600만명이 우편투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는 6일쯤 개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개표 결과가 빨리 나오는 선벨트를 토대로 대략적인 판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플로리다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가 각자 ‘텃밭’을 지켰다고 가정할 경우 선거인단 수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주를 차지한 쪽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와 함께 아이오아주와 오하이오주를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러스트벨트인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둘 중 한 곳만 얻어도 재선을 확정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우세 지역을 유지한 채 플로리다주를 얻을 경우 러스트벨트 3개 주 중 한 곳만 얻으면 승리한다.

‘신기루 현상’도 감안해야 한다. 우편투표보다 현장투표를 먼저 개표하는 러스트벨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반 강세를 보이는 ‘붉은 신기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우편투표 개표 결과를 초반에 보고하는 선벨트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초반 득표율이 높게 나타나는 ‘푸른 신기루’가 예상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누가 이겨도 폭동난다” 약탈 대비하는 상가들
트럼프, 투표 당일 밤 개표서 앞서면 ‘승리 선언’ 시나리오
막판까지 속내 안 드러낸 ‘킹메이커 6개주’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