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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필환경’ 시대의 패션업계 변신

김정훈 유엔 SDGs 협회 사무대표


자연환경의 보존은 인류의 가장 큰 숙제다. 세계적 기상이변에 따라 최근 ‘필(必)환경’ 개념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이제는 ‘필수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엔 핵심 기구뿐만 아니라 각국 시민사회단체, 비정부기구 등도 필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을 기관 운영 목적으로 채택하는 곳이 늘었다. 민간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약 2만개 기업이 2015년 193개국 합의로 제정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중 글로벌 기업 1000곳 이상이 SDGs와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영 정책으로 삼았다.

특히 패션업계의 노력이 돋보인다. 사실 패션업계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유행에 민감한 옷을 생산하는 데 주력해온 패션기업들은 막대한 자원을 활용하며 무분별한 자원 고갈에 일조한다고 알려져 왔다. 통상 바지 한 벌 제작에 7000~1만ℓ, 셔츠 한 벌에 2700ℓ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모든 폐수의 약 20%가 패션산업에서 나온다는 보고도 있다. 더구나 의류 소재의 7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테르가 소멸하려면 최소 수십 년이 걸리고, 생산 과정에선 면화보다 이산화탄소를 3배 이상 배출한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패션기업들의 친환경 움직임은 전 세계 필환경 바람에 힘을 싣고 있다. 놀라운 혁신을 바탕으로 친환경 지속가능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 명품 그룹인 케링, LVMH 등이 소속 브랜드에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가치를 도입했다. 프라다, 라코스테, 아디다스, 한섬 등 국내외 패션기업에서 재활용 양모와 재활용 나일론, 비스코스, 천연 면 등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니클로가 다운 패딩을 수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패딩의 내장재를 분리해 새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고 한다. 이미 사용한 자원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활용하며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앞으로 패션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보인다. 유니클로처럼 많은 패션기업들이 신소재, 천연자원, 재활용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강화해 가고 있다.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수많은 정책 중 일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경영 원칙이다. 이미 소비자가 가치지향적·윤리적 소비를 통해 필환경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데다 지속할 수 있지 않은 기업은 지구 환경이 더 이상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큰 고난을 맞으며 인류가 목표로 하는 다음 세대 번영과 지구환경 보존은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은 경제, 노동, 고용, 환경, 빈곤, 교육 등 수많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업’에서 나온다. 온난화 주범이던 패션 산업의 변화가 반가운 이유다.

김정훈 유엔 SDGs 협회 사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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