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기침이 8주 이상 가고 쉰목소리 지속땐 폐암 의심해봐야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 없고 건강검진 중 발견되는 경우 많아
피 섞인 가래 계속 나올때도 기관지내시경 검사로 원인 찾아야
1·2기 발견땐 ‘방사선 수술’로 부작용 없이 완치율 높일 수 있어

방사선종양학 전문의가 최근 도입된 첨단 방사선 장비를 통해 조기 폐암 환자 대상 ‘정위적 방사선 치료’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단기간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쪼여 암을 없애는 이 방식은 수술과 비슷한 치료율 및 생존율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폐암은 특별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3, 4기 정도에 발견돼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침묵의 암'이라 불린다. 이런 영향으로 수년째 국내 암 사망률 1위다.

폐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완치 가능한 조기(1, 2기) 발견율이 전체의 20%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 80% 환자는 암이 진행된 채로 진단되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은 멀리 있는 장기로 전이가 이미 발생한 4기 상태로 발견된다. 조기 폐암 환자가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30~40%에서 재발 가능성이 있어 이 역시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암보다 치료가 어렵지만 폐암 역시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가능성은 커진다. 암이 폐에만 머물러 있는 ‘국한 단계(병기 1, 2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은 2013~2017년 기준 69%(남 61.1%, 여 81.7%)에 달한다.


따라서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흡연(간접흡연 포함), 대기오염, 라돈 등 고위험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국가폐암검진이나 개인건강검진을 활용해 조기에 찾아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의료 장비와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폐암 수술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최근엔 단기간에 고단위 방사선을 쪼여 암을 제거하는 정밀 방사선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어 완치 확률을 높이고 있다. 방사선 치료로 외과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해서 ‘방사선 수술’로도 불리는 이 방식은 전신마취나 흉터, 부작용 등 수술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

폐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김치영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9일 “폐(실질)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암이 그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아무 증상을 느낄 수 없다. 병기로는 1, 2기에 해당된다”면서 “암이 커져 기관지나 흉벽 등 주변 구조물과 다른 장기들에 접근되거나 침범하면 그때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폐암이 진행돼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오래 가는 기침이다. 기침은 폐암 뿐 아니라 감기 같은 호흡기병이나 위식도역류질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도 보여질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기침이 8주 이상 그치지 않거나 점점 더 심해질 경우 폐암을 의심해야 한다. 피 섞인 가래가 계속 나올 때도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단순 기관지염일 수도 있지만 오래 지속되면 폐암이나 결핵일 수 있다.

쉰목소리 등 목소리 변화가 오래가도 폐암에 의한 성대마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쉰목소리는 역류성식도염이나 후두염 및 암, 성대결절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어 검사를 통해 가려내야 한다. 폐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면 전이된 장기의 특성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폐암의 최고위험군은 담배를 많이 피운 경우(보통 30갑년 이상: 하루 한갑씩 30년, 하루 2갑씩 15년 이상)와 나이가 많은 경우(55세 이상)다. 지난해 7월부터 만 54~74세, 30년갑년 이상 흡연자 대상 국가폐암검진이 시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담배를 끊은 후에도 위험 감소 속도가 워낙 느려서 최대 20년까지 폐암 위험도가 본래 안 피우던 사람 보다 높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금연하는 것이 좋고, 특히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폐암은 1, 2기 그리고 3기 일부의 경우 수술로 암을 완전 제거하는 게 기본이고 필요할 경우 방사선, 항암치료를 한다. 수술법은 상처 부위를 최소로 하는 흉강경 수술이 대세다.

최근 폐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건 ‘정위적 방사선치료(SRT)’다. 암이 임파선이나 기관지를 침범하지 않고 폐 실질에만 국한돼 있는 1, 2기초(암 크기 3~5㎝) 환자들을 대상으로 2주 이내 짧은 기간 동안 고선량의 방사선을 10회 미만으로 조사(照射)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6주 이상에 걸쳐 25~35회 시행하는데, 이 기간 환자가 힘들게 매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는 “이전에는 폐암의 완치 방법이 수술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위적 방사선치료의 등장으로 1, 2기초 폐암 환자들은 수술처럼 완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정위적 방사선치료의 완치 및 생존율이 수술의 그것과 거의 유사해 ‘방사선 수술’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임 교수는 “연구마다 다르긴 하지만 정위적 방사선치료의 치료율(국소 제어율)은 1기 암의 경우 90%, 2기는 80% 이상이고 5년 생존율은 60~80% 수준이다. 수술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팀은 나아가 최근 도입한 첨단 방사선 장비(트루빔)를 활용해 주 기관지(한쪽 폐로 이어지는 공기 통로)를 침범한 폐암 환자 15명에게 ‘중등도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적용해 87%의 치료 효과를 거둔 결과를 올해 대한폐암학회에 보고했다. 그간 주 기관지를 침범한 폐암은 아무리 작더라도 한쪽 폐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임 교수는 “이들 암에 정위적 방사선치료는 위험성이 높아 4~5년 전까지만 해도 금기시됐으나 근래 조심스럽게 시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And 건강]
[And 건강] 결막염인 줄 알았는데… 젊은층 실명 부르는 ‘포도막염’
[And 건강] PC·스마트폰에 빠진 당신, 목뼈는 급속히 노화 중
[And 건강] 젓가락질 힘들고 구름 위 걷듯 휘청… 중풍 아니라는데 왜
[And 건강] 목뼈에도 관절염이?… 뒷목 뻣뻣하고 통증 있다면 ‘의심’
[And 건강] 양쪽 무릎 동시 인공관절 수술, 신체·비용 부담 던다
[And 건강] 인공호흡 금물… 천·수건으로 코·입 덮고 가슴 압박만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