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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최고 치유자’ 바이든

배병우 논설위원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확정된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투표일 이후 연설에서 ‘치유(heal)’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있다. 그는 7일(현지시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한 뒤 가진 승리 연설에서 “성경은 수확할 시간, 씨를 뿌릴 시간, 치유할 시간이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준다”며 “지금은 치유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가 확정되지 않았던 전날에도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분노를 뒤로 내려놓아야 한다. 이제 우리가 다 같이 하나의 나라가 되어 치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통합(unite)’이라는 단어는 역대 대통령들의 당선 소감이나 취임사에서 자주 쓰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더 나아가 ‘치유’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CNN방송은 바이든이 ‘최고 군통수권자(Commander-in-Chief)’에 빗대어 ‘최고 치유자(Healer-in-Chief)’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치유는 단순히 외과적 조처를 하는 것을 넘어 마음의 응어리까지 푸는 등으로 병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바이든이 치유를 자주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분열과 갈등, 증오 등 미국의 병이 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바이든은 미 대선 역사상 최대 득표인 7500만표 이상을 얻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7100만표를 얻었다. 득표율은 각각 50.6%와 47.7%.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로 나라가 ‘균등하게’ 쪼개진 형국이다.

이처럼 쪼개진 나라에서 민감한 의제를 강력히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 바이든은 좌우 양극단을 피한 중간의 길을 택하려 하겠지만 자칫 양측 모두한테 비판받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급선무는 트럼프 대통령이 뿌린 ‘백인 우선주의’,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멈추는 것이다.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고 뇌종양으로 장남마저 먼저 보내는 비극을 겪은 바이든 당선인은 이 시점에서 적임자일 수 있다. 바이든 자신도 지금은 딱딱한 이성과 논리가 아니라 공감과 용서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할 때라는 것을 아는 듯하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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