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라이스… 바이든 행정부 키워드는 ‘여성’ ‘진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면한 첫 번째 과제는 신임 행정부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다. 중도를 표방한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공화당 내 반란 세력까지 결집하며 승리를 이뤄냈다. 바이든 당선인으로서는 본인의 정책 구상을 실현하는 동시에 진보와 중도, 보수의 지지를 폭 넓게 받을 수 있는 행정부 진용을 짜야 하는 부담을 진 셈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키워드는 ‘여성’과 ‘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 승계 서열 4~6위인 국무장관과 재무장관, 국방장관에 여성이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통령 승계 서열 1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2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권력 상위권에 여성이 대거 포진하는 모양새가 된다.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에는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현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국 진보의 상징격인 워런 의원은 금융제도에 정통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워런 의원에게서 경제 분야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을 지낸 인물로, 민주당 내 진보 인사와 미국 금융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국방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을 지냈던 미셸 플러노이가 유력하다. 미국 역사상 최고위 여성 국방 당국자 기록을 가진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됐다면 국방장관에 기용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지난 대선 직후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로부터 국방부 부장관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각 서열 1위이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 클린턴 등 여성 세 명이 거쳐 간 국무장관에도 여성이 하마평에 오른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국무장관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한때 바이든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되다가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국무장관 후보군 중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 캠프의 외교안보팀을 총괄해온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도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다. 블링큰 전 부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과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낼 당시 보좌관을 지낸 경력이 있어 바이든 외교안보팀의 ‘실세’로 통한다. 현재로서는 그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린다.

다만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행정부 구성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에서는 특히 워런 의원과 라이스 전 보좌관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워런 의원의 진보 성향 때문에 재무장관 후보로 부적격하다고 보고 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내던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 총영사관 피습이 의도적 테러가 아닌 ‘우발적 행동’이라고 발언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며 바이든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던 일부 중도 성향 공화당 의원들도 ‘진보 일색’ 행정부 구성에는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서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주 지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나머지 절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극좌 세력 때문에 거의 질 뻔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최근 공화당은 바이든 당선인 측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만족할 만한 인사를 기용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보기에 너무 진보적인 인사는 상원 인준을 해주지 않겠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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