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 “갈등 후엔 치유의 시간 온다”

종교적 가치와 정치적 입장 살펴보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일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 브라운 채플 AME 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당선 승리를 공식 선언하며 강조한 말은 ‘분열 아닌 단합’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전도서 3장 1~3절 말씀을 인용,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갈등 후엔 치유의 시간이 온다”며 그의 반대편에도 손을 내밀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당선 직후 첫 연설에서 성경 말씀을 인용한 건 그가 가톨릭 신자라는 점에서 어색하지 않다. 그는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고, 필라델피아 가톨릭 학교인 홀리 로사리 초등학교와 델라웨어에 위치한 아치미어 아카데미를 나왔다. 이날 연설 도중 찬송가 ‘독수리 날개 위에서(On Eagle's Wings)’를 언급했고, 조부모가 어렸을 적 해준 “믿음을 지키고, 믿음을 퍼뜨려라”는 말을 70년 넘게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도 그는 “가톨릭 교인으로 교회의 법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를 펼치면서 과거 그 어떤 민주당 대통령 후보보다 더 종교적인 면을 부각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종교적 가치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진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치 경력은 50년에 이른다. 그만큼 정치를 잘 안다. 바이든 당선인이 속한 민주당의 정책적 기조는 낙태를 찬성한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의 종교적 배경은 낙태를 반대한다. 이에 대해 가톨릭계가 의구심을 거두지 못할 때 그는 “나는 낙태를 싫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를 법적으로 불법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빠져나갔다.

그의 이러한 정치적 성향은 부통령 시절부터 주장해온 친동성애 정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바이든 당선인은 부통령 시절이던 2016년 8월 1일 미 워싱턴DC 해군시설 영내에 있는 자신의 관저에서 백악관 남성 직원 간의 동성 결혼을 주례한 바 있다. 그의 첫 주례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내 집에서 둘이 결혼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썼다. 그는 2012년에도 동성 결혼을 지지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3월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이 발의한 평등법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이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평등법은 1964년 민권법의 보호를 성소수자 공동체로 확대하는 법안이다.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연방에서 인정하는 시민권으로 분류해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런 모습에 미국 내 복음주의 보수 기독교계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등을 돌렸다. 대선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텍사스주 댈러스의 대형 교회 목사인 로버트 제프리스는 “이번 결과에 실망한 기독교인이 수백만 명이나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바이든 당선인은 다수의 흑인 개신교인과 가톨릭 신자, 또 트럼프를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는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미국 풀러신학교 총장을 지낸 리처드 마우 박사는 “바이든은 많은 복음주의자들 좋아할 만큼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그가 그의 신앙을 얘기할 때는 진실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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