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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목사의 ‘복음 설교’] 므나의 비유 (2)

누가복음 19장 11~27절


이 비유에는 주인이 다시 왔을 때 한 므나를 수건으로 싸 두었다가 그대로 내놓은 종이 있다. 이유는 주인이 무서워서였다.(21절) 장사를 했다가 남기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면 혼이 날까 봐 원금이라도 지키려 한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실패로 주인에게 손해를 보지 않게 하려는 종의 착한 마음일 수 있다. 하지만 주인은 이를 보고 대노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주인과의 관계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었다. 주인이 떠나면서 단지 ‘장사’를 하라고 했을 뿐인데 그는 이 말을 ‘이윤을 남기라’는 말로 해석했다. 그래서 이윤을 남기지 못하면 주인이 자신에게 큰 벌을 가할 것으로 여겼다.

반면 다른 두 종은 주인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장사하라고 했으니 그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해 단순히 맡긴 일에 충성했다. 남기면 좋고 실패해도 주인과의 관계가 안 좋아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믿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자꾸 무언가 ‘성공’을 해야 하나님께 칭찬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과 하나님의 성공은 다르다. 하나님은 때로 우리를 실패의 자리로 이끌 때도 있다. 왜냐하면 환경의 어려움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의 행복 여부는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의 이해가 중요하다. 하나님께서는 사역의 결과를 놓고 상벌을 내리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이 어떤 일을 맡기셨을 때는 우리 인생에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주신 것이다. 그렇기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것이 신앙생활과 종교생활의 차이다. 종교 생활을 하는 사람은 내가 가진 것으로 하나님을 감동시키려 하며 나의 성과에 따라 하나님이 다른 대우를 하신다 생각한다. 그렇기에 종교적 모범이 되고 신앙 열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런 사람에겐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반면에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나의 모습 그대로 받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잘 알기에, 오늘 하루를 감사와 충성으로 주님 앞에 나아간다. 이것이 바로 참된 신앙생활을 누리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에서 등불을 준비한 열 처녀 비유를 하셨다. 그 비유에는 두 그룹의 처녀들이 있다. 슬기로운 처녀는 예수님이 오실 때에 빨리 불을 붙여서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미련한 처녀는 기름이 없어 못 들어갔다.

우리는 이 비유를 ‘깨어 있어야 잔치에 들어가니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로 결론을 짓는다.(마 25:13) 그러나 이 비유의 핵심은 깨어 있느냐, 자고 있느냐에 있지 않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오시기 직전에는 양쪽 모두 다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핵심은 잤느냐, 안 잤느냐가 아니다. 기름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기름이 있는 사람은 맘 놓고 자도 혼인 잔치에 들어갔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복음이다.

우리가 이 땅을 살면서 주의 일을 하다가 졸 수도 있고 잘 수도 있다. 실패할 수도 있고 넘어져 쓰러질 수도 있다. 아무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기름이다. 기름이 있는 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슴에 품은 자는 아무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신랑 되신 주님은 잤느냐, 깨어 있느냐를 묻지 않고 복음이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묻기 때문이다.

하나님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성공이 아니다. 그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중요하다. 이 사실을 명확히 깨닫는 자가 성공의 강박에서 벗어나 복음의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이수용 미국 버지니아 한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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