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70일’ 트럼프의 폭주가 시작됐다, 정권 이양 위기

남은 임기 70일간 권한남용 우려

9일(현지시간) 미국 각 주의 연방검사들에게 투표 부정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윌리엄 바(왼쪽) 법무장관이 지난 9월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심각한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일까지 남은 70일간 자신의 권한을 휘둘러 미국을 난장판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마크 에스퍼는 끝났다”고 밝혔다.

눈엣가시였던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윗으로 경질한 것으로 권력 이양기에 안보 수장을 바꾸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CNN은 에스퍼 경질에 대해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거칠고, 가장 고삐 풀린 시간이 될 72일의 서막”이라고 우려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직 숙청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혔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온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숙청 예상 명단에 올라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전국의 연방검사들에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수사를 허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소송을 확대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이를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내 선거범죄 담당 고위 검사인 리처드 필저는 선거 결과 확정 이전에는 선거 부정 수사에 개입하지 않아온 40년 된 정책을 바 장관이 뒤집었다며 사직서를 던졌다. 선거 부정 조사 지침에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며 ‘미국판 검란’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 장관은 연방검사들에게 보낸 메모 형식의 서한에서 “부정 투표에 대한 실질적 혐의가 있다면 여러분 관할 구역 내 특정 지역에서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에 앞서 이를 추적하는 것을 재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선거 결과가 확정되고 모든 재검표와 다툼이 끝날 때까지 명시적 수사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검사들에게 권고해온 기존 정책과 어긋난다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에 측근들도 발을 맞추고 있다.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럼프에게 부정선거 주장 여론전을 펼치기 위해 미 전역을 돌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상원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도 이날 상원 연설에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트위터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거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공화당에 대한 장악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전국 단위 선거자금 모금 조직인 ‘팩(PAC·정치활동위원회)’을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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