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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취업 무경험자

손병호 논설위원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25~39세 인구 중 취업 무경험자가 28만7979명이라고 한다. 1년 전보다 5만6202명(24.2%) 증가했는데, 규모와 증가 폭 모두 해당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취업난이 가중된 탓으로 보인다. 비대면 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줄어드는 일자리에 비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채용할 때 경력을 중요시하면서 취업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이들이 해를 넘길수록 취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됐거나 30세를 넘긴 경우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문제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집안 전체가 우울해지고 가정불화도 커지기 마련이다. 결혼이 늦어지거나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결혼해도 육아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실업 상태가 장기화하면 일본의 히키코모리처럼 집 안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살거나 소외감 때문에 사회에 대한 불만을 키울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온 사회가 청년층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바짝 기울여야 한다. 우선 코로나19 와중에도 수익이 급증한 기업들이 앞장서서 고용을 늘릴 필요가 있다. 장기고용이 어려우면 단기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어 청년들이 ‘취업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2년 전 한화큐셀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한 뒤 이를 보충하려고 청년 500여명을 신규로 채용했는데, 다른 기업들도 이런 방안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중·단기 임시직 확충 등을 통해 청년 고용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 월급 인상을 최소화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지금은 취업이 가장 절실한 복지 대책이다. 서둘러 ‘취업 나눔’을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미래에 짊어질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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