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먹기 위해 운동 시작… 똑같이 먹는데 9㎏ 빠졌죠”

체중 “쏙” 인기 “쑥” 대세 개그우먼 ‘운동뚱’ 김민경

김민경은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로 스타덤에 오른 뒤 웹 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올해만 CF를 5개나 찍을 만큼 대세 개그우먼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JDB엔터테인먼트

40년 동안 담쌓고 살던 운동을 오로지 ‘먹기 위해’ 시작했다. 처음엔 하기 싫다고 떼를 썼다. 딱 붙는 운동복을 입는 것도 부담됐고, 먹는 걸 포기하기도 싫었다. 운동하려면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곧 생각이 바뀌었다. 운동이 곧 다이어트인 것은 아니었다. 몸매 과시용 운동복을 입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다 먹으며 운동하면 뭐 어떤가 싶었다. 무엇보다 ‘김민경도 하는 운동’을 보고 누군가는 용기를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스쳤다. ‘선한 영향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먹고 웃기는 것 외에도 축구, 골프 이젠 야구까지 잘해버리는 희극인 김민경의 이야기다.

김민경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대세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얼떨떨하다”며 방긋 웃었다. 2008년 KBS 공채로 데뷔한 그는 2015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로 인지도를 바짝 모으고, 스핀오프 웹 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올해만 CF를 5개나 찍었다. “인기요? 실감하죠. 예전엔 ‘아이고 이국주 왔네~’ ‘어머 홍윤화네!’ 하셨는데, 요새는 ‘강민경이지?’하세요. ‘강민경 아니라 김민경이에요’ 하면서도 행복해요. 그래도 ‘민경’까지는 맞추시니 이게 어딘가 싶어요.(웃음)”

데뷔부터 김민경은 주로 ‘먹방’을 했다. 평면적인 이미지를 깰 수 있게 만든 건 뜻밖에도 진절머리 치던 운동이었다. “아유, 정말 하기 싫었어요”하며 손을 내두르던 그는 이내 운동 이후 달라진 삶을 늘어놨다. “더 잘 먹으려고 운동을 시작했잖아요. 똑같이 먹는데, 운동 시작하고 9㎏이 빠졌어요. 건강해지는 게 느껴져요.”

운동 예능이 이토록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 국가대표도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운동신경은 미처 모르고 있던 재능이었다. 그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했는데,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김민경표 운동 예능은 살을 빼서 ‘예쁜 몸’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던 기존 프로그램과는 달랐다. “다이어트 생각은 전혀 없어요.(웃음) 살 빼려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운동을 하니까 체중이 주는 거죠. 전 행복하기 위해 운동해요.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니, 많이 먹어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고요.”

김민경은 ‘다이어트+예쁜 몸’로 귀결됐던 운동의 본질을 건강으로 되돌리면서 미(美)의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 김민경이 ‘운동뚱’에서 직접 필라테스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다. 문제는 운동복이다. 몸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딱 붙는 운동복을 입을 필요는 분명 있지만, 어느 순간 몸매 과시용으로 변질된 것 같았다.

“필라테스는 모두에게 좋은 운동이지만 유독 몸매가 좋은 여성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정작 필라테스가 꼭 필요한 사람들이 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았어요. 전 그냥 제가 편한 옷을 입었어요. 주위에서 ‘덕분에 필라테스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 힘이 나요. 누구나 나다울 때 가장 아름다워요. 예뻐지려고 운동하는 거 아니잖아요.”

어느샌가 그의 앞에는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붙었다. 최근에는 재난 예능 tvN ‘나는 살아있다’에 발을 들였다. 새 예능에 고정 출연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미팅에 참석했는데, 이시영, 오정연 등 내로라하는 운동광들이 라인업에 올라있었다. 여성으로만 이뤄진 ‘몸 쓰는’ 예능이 신선하긴 했지만, 두려움이 앞섰다.

김민경은 “물공포증, 고소공포증이 있어 민폐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하기로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에서 겁이 많은 자신이 몸소 보여준다면 그 의미가 더 잘 전해질 것 같았다. 도전의 원동력은 역시나 선한 영향력이었다.

“선함이 느껴진다”는 말에 김민경은 손사래를 쳤다. “아이, 아니에요. 다만 진심은 통한다고 믿어요. 무명 시절 ‘착하게 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나중에 인기를 얻게 돼도 꼭 착하게 살자고, 착한 방송을 하자고 다짐했죠.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강하고 자극적인 정보 홍수 속에서 잠시 쉬어가시라고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더 착하게 살아야죠.”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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