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작품도 날개 돋친 듯… 대구·부산 ‘대면 아트페어’ 대박

9월 서울 KIAF 취소로 반사이익… 대구, 국내외 69개 갤러리 참여

이달 들어 부산과 대구에서 잇달아 대형 미술 장터가 열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사진은 대구아트페어 전경.

갤러리도, 컬렉터도 모처럼 열린 대면 아트페어에 반색했다. ‘아트부산’과 ‘대구아트페어’가 이달 들어 한 주 간격으로 잇달아 열렸다. 각각 부산과 대구에서 개최된 두 미술 장터는 서울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지난 9월 중순 예정됐던 KIAF가 코로나 사태로 전격 취소되며 비대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는 바람에 뒤늦게 지역에서 열리는 미술 장터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첫날부터 반응이 아주 좋아요. 억대 작품 3점 포함해서 벌써 5점이 팔려나갔거든요. 아트페어가 아주 오랜만에 열린 것이라 컬렉터도, 화랑들도 기다려온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대구 북구 엑스코. 대구아트페어가 전날의 VIP 프리뷰에 이어 이날부터 15일까지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중이었다. 리안갤러리 안혜령 대표는 연이어 찾아오는 컬렉터를 응대하느라 바쁜 가운데 인터뷰 시간을 내주며 이렇게 설명했다. 페어를 주최한 대구화랑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대구시의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참여 화랑 수를 최대한 줄였다. 외국 화랑은 거의 들어오지 못했다”면서 “그만큼 부스가 커지고 간격은 넓어져 관람 환경은 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서울의 국제갤러리 이화익갤러리 박여숙화랑, 대구의 우손갤러리 신라갤러리, 미국 뉴욕의 깁스갤러리 등 국내외 69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지난해 114개에 비하면 60% 수준. 그래도 올해는 서울의 메이저인 학고재갤러리, 바톤갤러리가 처음 참가함으로써 격을 높였다. 학고재갤러리 우정우 이사는 “‘도넛 작가’로 통하는 김재용 작가의 100만∼400만원짜리 도너츠 모양 오브제 소품을 대거 들고나와 첫날 30점 정도를 팔았다”며 기분 좋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의 신생인 제이슨함갤러리는 이전까지 소품 위주로 참가하다 올해는 억대 이상 대작을 중심으로 들고 나왔다. 함윤철 대표는 “억대 작품 몇 점이 이미 팔리거나 예약이 된 상태”라며 “저기 걸린 미국 작가 린 마이어스의 회화 작품은 어제 다른 게 팔린 뒤 교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대구의 차이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서울의 컬렉터가 연령대 등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면 대구는 1억원이상의 고가 작품을 살 수 있는 진지한 컬렉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 자체가 삶의 일부가 된 분들이 찾아오세요.”

아트부산에 올해 처음 참가한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의 부스 전경. 부스에 거꾸로 그려진 인체 그림이 이번 페어에서 최고가(13억4000만원)로 팔린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이다.

앞서 아트부산에서도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 박서보, 하종현, 사진작가 구본창, 프랑스의 조각가이자 설치 미술가, 화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억대 작품을 팔아 “장사 잘했다”는 소문이 난 국제갤러리는 대구에서도 좋은 실적을 보였다. 이곳에서도 루이스 부르주아, 프랑스 조각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억대 작품이 팔려나갔다. 홍보팀 권주리씨는 “지난 2월 서울의 화랑미술제가 어렵사리 열린 이후 대면 아트페어가 열린 것은 9개월 만이다. 컬렉터들이 실물을 보는 기회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다. 문의가 꽤 많다”고 말했다.

부산의 아트페어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 5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6∼8일 해운대구 APEC로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디자인’(구 아트부산)에는 국내외 70개 갤러리가 참여했는데 첫날 프리뷰에만 VIP 4000명이 몰렸다. 조현화랑에 출품된 김종학 신작 작은 꽃 20점이 개막과 동시에 30분 만에 완판됐다.

이번 페어 최고가인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대형 회화 작품도 120만 달러(약 13억4000만원)에 서울의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올해 처음 참가한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는 이 작품을 포함해 억대 작품을 줄줄이 팔았다. 주최 측은 “행사가 연기되며 예년보다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지만 ‘프리미엄’을 앞세운 컬렉터와 화랑 모두 만족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대구=글·사진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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