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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PC·스마트폰에 빠진 당신, 목뼈는 급속히 노화 중

당신의 목뼈 건강하십니까 ① 목 디스크

지난해 목 디스크 환자 103만명
디스크병 주 원인은 추간판 노화… 거북목·일자목 증상 아이들 급증
목 디스크 치료없이 방치하면 미각 상실·한쪽 팔 마비될 수도

거북목 환자의 목뼈 X선 사진. C자형이 정상인 목뼈가 역C자형(후만곡)으로 변형돼 있다. 거북목은 목 디스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전조 증상 중 하나다. 서울부민병원 제공

한국인의 목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목뼈 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37만명에 달했다. 노소를 불문하고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노년 인구의 증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사용, 과격한 스포츠 활동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목 디스크를 시작으로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목뼈 질환 실태를 3회에 걸쳐 싣는다. 목 디스크(퇴행성 경추질환)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 디스크 환자는 2015년 88만5431명에서 지난해 102만7650명으로 4년간 16% 늘었다. 지난해 전체 목뼈 질환자의 절반 가량이 목 디스크로 병원을 찾았다.

디스크병의 가장 큰 원인은 목뼈 사이에 쿠션(완충)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의 노화다. 얇은 방석 모양인 디스크는 중심부의 ‘수핵’과 바깥쪽의 ‘섬유윤’으로 구성되는데, 노화가 진행될수록 수핵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탄성이 약해지고 섬유윤은 갈라지고 찢어진다. 그 틈으로 변성된 수핵이 튀어나와 주변 신경근과 경추관을 지나는 척수(중추신경)를 눌러 통증 등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총 7개인 목뼈 가운데 움직임이 많은 4~7번 뼈마디 사이에서 디스크병이 잘 생긴다. 잘못된 자세로 자고 난 후 혹은 자동차 사고 등으로 갑작스럽게 목 디스크가 튀어나올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론 노화된 디스크를 갖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사람은 사춘기까지 성장과 발달을 하고 이후 바로 노화가 진행된다. 그래서 20대에도 디스크 노화는 올 수 있다”면서 “40세 이상이라면 극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목 디스크를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고 고령으로 갈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생활습관이나 잘못된 자세는 목뼈의 디스크 노화를 촉진해 이른 나이에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목을 앞으로 길게 빼거나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는 자세는 목뼈에 부담을 주고 디스크에 압박을 가해 돌출을 초래할 수 있다.


10세 미만이 목 디스크?

심평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목 디스크로 진단된 0~9세 환자는 447명이나 됐다. 100명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던 2015~2018년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뛰었다. 소아의 경우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환자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큰 폭의 증가에 의미를 둘 순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일각에선 진료 의사가 진단명 분류 과정에 단순 목 통증을 디스크로 잘못 입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부민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인혁 과장은 “10세 미만 아동의 목 통증은 성인과 달리 굉장히 드물게 발생하며 주로 머리가 기우는 질환인 ‘사경’이나 뇌수막염 등 감염병, 그밖의 다른 기저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성인과 비슷한 양상의 거북목, 일자목 증상으로 목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원인을 꼽을 수는 없지만 최근 3~4세 미취학 아동들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영상을 오래 시청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습관이 어린 아이들의 목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북목 등은 목 디스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전조 증상으로, 이 시기 목 통증을 방치할 경우 드물지만 청소년기 목 디스크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0대 목 디스크 진료 환자는 지난해 5822명 등 최근 5년간 매년 5000명을 웃돌고 있다. 수능을 앞둔 홍모(18)군도 4년째 목 디스크로 고생 중이다. 2016년 걷거나 앉을 때 허리와 목 통증, 어깨 결림이 심해 병원을 찾았고 검사결과 목과 허리 디스크 진단을 동시에 받았다. 청소년기 목 디스크 진단은 흔치 않은 일인데, 그는 이미 디스크가 튀어나온 상태였다.

홍군은 학업 시 웅크린 자세를 자주 취했는데, 이런 습관이 목에 무리를 줘 디스크를 유발한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는 최근 의사로부터 20대에 들어서면 디스크의 퇴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들었다.

이처럼 평소 머리를 앞으로 뺀 채 구부정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거나 장시간 스마트폰 영상을 보는 습관은 뼈 성장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소아와 청소년의 목뼈에 위협적이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목을 15도 숙일 때 목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12.2㎏, 60도 숙이면 2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보며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마치 돌덩이를 이고 있는 것과 맞먹는다는 얘기다.

이동호 교수는 “특히 거북목, 일자목일 경우 그 자세를 유지하는데 더 많은 근육을 쓰게 돼 피로와 통증을 유발하고 목뼈 관절에도 부하가 걸려 디스크의 노화가 촉진된다”면서 “거북목 등이 고착되기 전에 잘못된 자세가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아·청소년은 뼈가 아직 유연하기 때문에 약물 및 운동, 교정 치료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 10세 미만의 경우 평소 아이가 목을 자주 만지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지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초기 목 디스크 20~30대 조심

최근 5년간(2015~19년) 20~30대 목 디스크 환자 수도 연평균 약 13만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직장 등에서 오랜시간 앉아 PC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기 때문에 고질적인 목 통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자신도 모르게 일자목, 거북목이 된 이들도 많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 늘고 있는 ‘홈트레이닝족’(홈트족)이나 ‘헬린이’(헬스와 어린이를 줄인 신조어로 헬스 입문자를 뜻함)의 경우 특히 목 디스크에 유의해아 한다.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전문적인 지도 없이 홈트레이닝을 하거나 중량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 부위의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기구를 들어올리거나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운동할 경우 오히려 경추에 부상을 입거나 디스크가 탈출될 수 있다.

만약 운동 후 목 부위가 뻐근하거나 시큰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증상이 가볍더라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20~30대는 초기 목 디스크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 통증을 간과해선 안된다.

튀어나온 디스크에 주변 신경근이나 척수가 눌리면 통증이 목 뿐 아니라 뒤통수, 어깨, 팔, 손가락까지 뻗치기도 한다. 머리에 가까운 목뼈에 디스크가 생기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팔 저림이나 원인 모를 두통이 있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처럼 워낙 넓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다 보니 심심찮게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목뼈 때문에 생긴 뒤통수의 두통을 진단하기 위해 뇌 검사만 실컷 한다든지, 목 디스크인데 어깨가 아프다고 엉뚱하게 어깨 의사를 찾아가거나 심지어 어깨수술을 받고 오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50~60대는 목 디스크가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다. 평균 수명 증가로 80대 이상 고령 목 디스크 환자도 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76%나 급증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 허동화 센터장은 “보통 50세를 전후해 디스크의 수분 함량이 줄어드는 퇴행성 디스크 질환 발병률이 증가한다. 별다른 원인 없이 노화로 인해 누구라도 퇴행성 목 디스크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장기에 생긴 암이 목뼈로 전이된 ‘경추 종양’이나 목뼈 뒤쪽을 위아래로 잇는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딱딱해지는 ‘후종인대골화증’이 목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면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를 치료없이 방치하면 하지 감각 저하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미각을 상실하거나 한쪽 팔이 마비될 수도 있다. 목 디스크는 목에 통증만 있는 경우 물리, 약물, 운동 치료 등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근을 누르거나(신경근증) 척수를 압박(척수증) 한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엔 최소 절개로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내시경 미세침습술’ 등 고령층에도 안전한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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