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이 이겼다’ 첫 언급… 부정선거 주장은 안 굽혀

트위터로 “선거 조작돼 그가 승리”… 지지자 수만명 워싱턴서 불복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선이 치러진 지 12일 만에 처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그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문맥상 ‘그’는 바이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며 여전히 깨끗한 승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이 이겼다’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이 이겼다고 버티던 모습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트윗을 통해 “그는 가짜뉴스 미디어의 눈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라며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정정했다.

반트럼프 성향의 급진좌파 단체인 ‘안티파’와 친트럼프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멤버들이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단체 주도 부정선거 규탄 시위현장에서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의 지지자 수만명도 지난 주말 수도 워싱턴DC에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주최 측이 그간 주장해온 100만명 참석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위는 전체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반(反)트럼프’ 단체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당선인의 시대는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다. 미 의회와 법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하나둘씩 뒤집기 시작했다.

이날 미 하원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미동맹 결의안’이 상정됐다.

탐 수오지 민주당 의원이 상정한 ‘한·미동맹의 중요성’ 결의안은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인권, 법치주의 측면에서 미국과 가치를 공유한다”며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이 역내에서 국익과 관여를 증진하는 데 핵심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적시했다. 또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은 “(양측이)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다년 조건으로 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됐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폐지 위기에 몰렸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도 다시 살아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뉴욕연방법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DACA의 폐지·축소 조치를 무효화하고 제도를 원래대로 되돌리라고 명령했다.

DACA는 유년기부터 불법체류자 자녀로 미국에서 살아왔으나 합법적 체류 인정을 받지 못한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다. DACA 수혜자는 16세 이전에 미국에 들어왔을 경우 31세까지 추방 우려 없이 학교나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보장을 받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9월 DACA 폐지를 선언했다. 지난 7월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이 DACA 수혜자의 갱신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고 새로운 지원자도 받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DACA 제도는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조성은 김지훈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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