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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사랑의 불시착’과 한·일 관계

오종석 논설위원


‘사랑의 불시착’은 한국 재벌가 상속녀와 북한 장교의 로맨스를 그린 인기 드라마다. 지난 연말에 시작해 올 초까지 16부작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는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생소한 북한 풍경을 비교적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특급 장교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지만,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전 세계에 공개된 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 일간 시청자 점유율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올해의 유행어 대상’에 사랑의 불시착이 후보로 오를 정도였다. “사랑의 불시착을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드라마는 일본에서 새로운 ‘한류 붐’을 이끌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사랑의 불시착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몽골 방문 중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몽골에 와 있다.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이곳 울란바토르에서 촬영했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한일의원연맹 의원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일본 정치인들로부터 자신이 사랑의 불시착 애청자라는 말을 듣곤 했다고 한다.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더불어민주당)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대유행이더라”며 “문화의 힘이 정치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가 강 대 강 대치로 악화했고 일본에서 반한감정이 많이 쌓였지만, 사랑의 불시착으로 일본에서 다시 한류 붐이 일고 양 국민 사이에도 온화한 감정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겨울연가’를 통해 폭발적으로 퍼졌던 한류 붐이 일본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시 형성되고 있어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랑의 불시착을 매개로 양국 간 악화한 감정은 눈 녹듯 녹고, 더 많은 교류와 협력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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