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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목사의 ‘복음 설교’] 룻기에 나타난 하나님

룻기 1장 1~5절


룻기의 시대 배경은 사사시대이다. 이 시대의 특징은 어두움이다. 온 세상이 짙은 어두움일 때의 작은 별 하나, 그 빛은 감동이고 아름다움이다. 이 동일한 감동을 성경에서 찾으라고 말하면 그것은 바로 ‘룻기’다. 룻기는 짧은 책이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우리는 책이 시작할 때에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해 하는 나오미의 텅 빈 삶을 만난다. 그러나 책이 끝날 때는 나오미를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의 삶이 만족으로 채워지며 행복해지기에 독자들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룻기는 구약 성경 중에서 사랑의 힘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이며, 사사기의 어두움과 사무엘서의 거침없는 요동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평안이다. 룻기에는 하나님의 주권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어느 정도인가. 룻기는 모두 85절로 이루어진 아주 짧은 책이다. 그런데 그중 23절이 하나님에 대해 언급한다.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은 많은데 하나님의 직접적인 일하심에 대한 표현은 거의 없다. 룻기에는 하나님의 기적과 이적 같은 언급이 거의 없다. 심지어 분명한 하나님의 역사로 표현될 수 있는 부분도 그저 ‘우연’이라고 얘기한다.

대표적인 예가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봉양하기 위해 이삭을 주우려 어느 밭에 갔는데, 그 주인이 하필이면 나오미 남편의 친척이다. 이런 부분을 ‘여호와께서 인도하사’라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룻기에서는 굳이 ‘우연히’라고 썼다.(룻 2:3)

왜 그랬을까. 왜냐하면 룻기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내가 어떤 강력한 종교심을 보였기 때문에 그것을 근거 삼아 하나님이 나를 위해 일하셨다는 것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매 순간 속에서 나의 어떤 조건이나 형편과 상관없이 쉬지 않고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내가 기도해서 응답받았다는 것은 잘못된 신앙이 아니다. 그러나 룻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내게 벌어진 기적이 신앙의 힘이요, 내 노력의 결과라고 믿기 쉬울 때 경종을 주려는 것이다.

오늘 나의 삶에 하나님의 돌보심과 기적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이를 통해 내 형편없는 모습 속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을 발견해야 한다. 그 인식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본문에 등장하는 나오미를 보라. 생계 문제로 약속의 땅을 버리고 이방 땅 모압으로 갔다. 자기 아들들을 당시 금기였던 이방의 모압 여인들과 결혼을 시켰다. 무슨 말인가. 하나님께 사랑받을 근거가 전혀 없는 인물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있다. 나오미는 하나님에 대한 얘기를 하면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안 한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녀는 삶의 평범한 순간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 속에 하나님의 주권과 그의 일하심에 대한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음을 의미한다.

나오미는 삶 속에 일어난 모든 일을 하나님의 ‘주권’으로 얘기한다. 이것은 룻기의 저자가 표현한 ‘우연’과 강한 대조를 이루어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을 빛나게 하고 있다. 나오미는 좋은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선대하셨다’고 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나를 쳤다’고 한다.

그녀는 삶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과 함께한다. 신앙은 아주 단조롭고 평범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오미의 신앙이었고 하나님이 이를 귀하게 여기셨다. 이것이 룻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고 우리가 반드시 취해야 할 신앙 자세다.

이수용 미국 버지니아 한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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