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끓인 국물’ 양탕국… 커피문화를 전도에 활용하다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커피로 복음 전하는 양탕국 <1>

경남 하동 공드림재를 깎아 조성한 양탕국 전경. 이곳에선 한국적 커피인 양탕국을 통해 문화로 복음을 전한다. 국민일보DB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는 이곳 양탕국은 경남 하동 지리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1000년 차 문화의 고장 하동에 커피문화 독립국을 선포하고 14년 전 땅을 밟았다.

양탕국은 말하자면 커피다. 아니, ‘커피문화’다. 그리고 복음을 전하기 위한 선교사역의 신개념 무기다. 커피에 웬 복음인가, 웬 선교인가 언뜻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한옥 카페관. 국민일보DB

오늘날의 많은 교회가 교회 카페(교회 내 카페)를 만들어 커피를 전도의 도구로 삼고 있다. 게다가 ‘카페처치’, 즉 믿지 않는 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교회를 카페 모습으로 바꿨다.

평일에는 카페를,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공간으로 만든 개척교회가 많아지는 것을 볼 때, 커피와 전도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양탕국은 커피를 전도의 도구로 삼지 않는다. 양탕국은 ‘커피문화’를 ‘선교’의 도구로 재창조했다. 이것이 교회카페, 카페처치와 다른 점이고 복음과 접점이라 할 수 있다.

14년 전 어느 날, 하나님께 내가 이 땅에 온 이유를 간절히 여쭤봤다. 길을 걸으며 하나님께 나아갈 바를 알지 못하고 울면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레와 같은 음성을 주셨다. “양탕국.” 이 한 마디를 아주 명쾌하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커피 유통을 생업으로 삼던 나에게 주신 이 한 단어는 2006년 당시 나의 삶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굴곡진 인생의 많은 터닝 포인트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이었다. 즉, 나의 인생은 양탕국 이전의 삶과 양탕국 이후의 삶으로 나뉜다.

양탕국은 전 세계의 커피 이름 중 가장 독창적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커피를 정의할 때 커피 원어인 ‘카파’ 혹은 ‘카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어권에서는 커피, 유럽권에서는 카페 혹은 코페, 코피, 카흐베, 카바, 심지어는 한자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에서조차 커피는 유사한 발음인 카페이(중국)나 고히(일본)에 머물렀다.

우리 조상들은 달랐다. 커피의 이름을 양탕국이라고 독창적으로 지은 것이다. 커피문화 그대로를 표현한,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이름을 풀이해 본다면 양탕(洋湯), 즉 서양의 끓인 국물이라는 뜻이다.

커피를 ‘끓인 국물’ 이라고 표현하다니 얼마나 창조적인 발상인가. 커피를 국물의 관점에서 바라본 독특한 시선, 그 이름이 주는 해학성에는 세계가 따라올 수 없는 창조적이고 유려한 우리의 멋이 녹아 있다.

개화기 저잣거리에서 태생한 이 양탕국이라는 커피의 명명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 것인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 양탕국이라는 단어를 주시고 난 후에 약 5년 동안 삶을 지배했던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꿈, 양탕국을 가슴에 품고 지리산으로 들어가서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

이곳이 교회가 될 곳이라는 하나님의 감동에 따라 십자가를 세우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5년 동안 집 한 칸 없는 컴컴한 어두운 산중에서 무조건 엎드렸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과 함께 끝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이 사역의 시작이었다.

문화사역, 커피라는 명제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양탕국을 사역에 접목했다. 지난 14년간 대한민국의 창조적 커피의 이름인 양탕국을 장소적 의미의 카페가 아닌 새로운 커피문화로 만들어가면서 드는 확신은, 하나님께서 다음세대의 선교 도구로서 문화를 예비하셨다는 것이다.

문화사역의 한 분야로서 커피문화를 한국에 접목해 볼 때 역사와 문화, 풍자와 해학, 교훈이 녹아 있는 ‘양탕국 살롱 커피문화’로 기독 문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새로운 문화사역의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껏 많은 분야에서 문화사역이 진행됐다. 하지만 문화를 세상의 것으로 여겨 잠깐 등한시했던 한국 기독교에 하나님께선 새로운 선교의 도구로서 문화를 선물하시고 계신다.

전국, 더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준비된 이들을 부르셔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듯 완성해가시고 계신 것을 목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꿈, 이 문화사역을 한국교회가 함께 이뤄갔으면 좋겠다.

홍경일 대표 (하동 양탕국)

약력=경남백석신대원 목회학석사. 2005년 경남 하동 양탕국 개원,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대한민국 우수관광농원’ 수상, 문화재청 궁중문화축전에 양탕국 테마로 참여. 현 양탕국커피문화관광농원 대표.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②‘이상한 카페’… 양탕국에 손님이 오면 전도가 시작된다
▶③언더우드는 조선 첫 ‘살롱커피 바구니 전도자’?
▶④고종과 커피의 첫 만남… 그때 그 시절 분위기 카페관에 재현
▶⑤“차 우리듯… 커피 함께 우려 마시며 구원의 기쁨 나눠요”
▶⑥성도들, 커피 알갱이처럼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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