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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선교사들 한자리에… 랜선 타고 흐른 뜨거운 위로

안동교회 선교 현장과 연결 특별한 온라인 기도회

경북 안동교회 성도들이 지난 6일 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온라인 기도회에서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연결된 선교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동교회 제공

임창무 선교사는 자신을 초임 선교사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월 경북 안동교회(김승학 목사)의 파송을 받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맞았다. 선교사로 사역한 1년 10개월의 기간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코로나19와 함께 했다.

캄보디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0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온라인 메신저로 만난 임 선교사는 수치만 보면 방역 상황이 준수하다고 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했다. 비싼 검사비 때문에 현지인 대부분은 진단검사를 받지 못한다. 실제 확진자는 훨씬 많다는 얘기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종교집회도 금지했다. 9월부터 조건부 예배는 허용했지만 사정이 나아진 건 아니다. 관광수입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사라지면서 경제적 타격도 커졌다.

임 선교사는 “선교사마다, 선교지마다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그들의 외로운 싸움은 지금도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교지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던 임 선교사는 지난달 26일 김승학 목사의 연락을 받았다.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기도회를 열 계획인데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10여 일 뒤인 지난 6일 어둠이 깔린 밤 8시30분. 안동교회 본당 예배실에 100여명의 성도가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자리에 앉았다. 예배당 앞 대형 스크린에도 사람들 얼굴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크린 속엔 임 선교사도 있었다. 그렇게 파송 선교사 가정을 화상으로 연결한 온라인 기도회가 시작됐다.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 상황을 파악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데서 나아가 코로나19 시대에도 성도들의 선교적 관심이 식지 않도록 하자는 게 온라인 기도회의 목표였다. 안동교회는 2010년 2월 100주년을 기념해 5가정, 10명의 선교사를 1차 파송한 뒤 현재까지 14가정을 세계 곳곳에 파송했다.

처음 진행하는 온라인 기도회라 모든 게 낯설었다. 일단 파송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부터 처음이었다. 파송 연도도, 섬기는 나라도 모두 다르니 만날 기회가 없었다.

시차가 달라 기도회 시간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날 한국에선 오후 9시 기도회가 열렸지만 캄보디아와 필리핀은 각각 오후 7시, 8시였다. 콜롬비아는 아침 7시, 알바니아는 점심 무렵인 오후 1시였다.

인터넷 사정도 제각각이었다. 교회는 선교사와 수시로 줌을 연결해 인터넷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기도회엔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두 가정을 제외한 열두 가정이 참석했다. 콜롬비아와 알바니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와 코로나19 등으로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까지 함께했다.

안동교회 성도들이 온라인으로 만난 열 두 가정 파송 선교사들의 사역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도했다. 안동교회 제공

기도회는 김 목사 인도로 나라별 상황과 선교지 소식, 선교사들의 현재 상황, 기도 제목 등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됐다. 성도들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선교사와 가족들의 모습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소리 내지는 못했지만 침묵으로 기도했다.

선교사들은 기도회를 ‘감사의 시간’이라고 했다. 힘든 시기에도 파송교회가 선교사를 잊지 않고 중보와 협력을 이어갔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우간다에서 사역해 온 하필수 선교사는 “선교지에 있으면 ‘교회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했다’는 소식만 들었다”면서 “온라인이지만 동역자,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니 은혜가 컸다”고 말했다.

하 선교사는 지난 10월 질병 치료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온라인 기도회는 임시 거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안식관에서 참여했다. 현지에 있었더라도 코로나19로 사역을 하기 어려웠다. 우간다는 지난 3월부터 예배는 금지됐고 차량 운행도 할 수 없게 됐다. 하 선교사는 저소득 가정에 구호물품을 전달할 때 임시 허가증을 받아 차량으로 이동했다.

선교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기도제목을 공유한 것도 큰 위로가 됐다. 임 선교사는 “열방에 흩어진 파송 선교사들이 한자리에서 기도하니 마음이 뜨거워졌다”면서 “초임 선교사인 저로선 선배 선교사의 사역현장 이야기를 듣고 지혜를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 선교사도 “선교사들과 온라인으로 마주하며 서로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으니 위로도 되고 힘도 얻었다”고 말했다.

안동교회는 14가정 주파송 선교사는 물론 29명의 협력선교사, 11개의 선교기관까지 참여하는 기도회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김 목사는 “선교는 교회의 여러 사역 중 하나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라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사명을 수행하는 선교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온라인 기도회는 코로나19가 준 하나님의 선물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겠지만 선교현장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서 “많은 교회가 온라인 기도회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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