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도 임대 놓지”… 전세대책, 나오기도 전 조롱거리 전락

홍 부총리, 오늘 24번째 대책 발표… 김현미“호텔 활용 주택 반응좋다”


정부가 최근 계속되는 전세난에 대응하기 위해 시내에 빈 호텔과 공장 등까지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19일 발표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4번째 부동산 대책이지만 정부의 공식 발표도 나오기 전에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조롱거리로 전락한 모양새다. 임대차법 개정 등 근본적인 해법은 외면한 채 지엽적인 대책만 계속 내놓으면서 부동산 정책 당국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19일 부동산시장점검회의를 열고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의 내용이 담긴 전세 대책을 발표한다. 도심 내 빈집과 상가, 오피스텔, 호텔 객실과 공장은 물론 현재 짓고 있는 주택에 대해서도 ‘매입 약정’ 형태로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등 그야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여당과 정부 인사들이 키웠다. 지난 1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호텔방 임대차 공급’ 방침을 밝힌데 이어 18일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를 거들었다. 김 장관은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주택으로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며 “머지 않아 근사한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이들을 유흥가 관광호텔에서 학교에 보내라는 거냐”는 탄식과 함께 “차라리 찜질방이나 구치소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게 어떠냐” “다음 대책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텐트도 매입하라”는 등의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정주 여건이나 입지, 내부 설비 등 주택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는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에만 급급한 데 대한 비판들이다.

정부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려 하는 호텔이나 공장, 상가 등은 대부분 주변 지역 자체가 ‘비(非)주거지역’이다. 이 가운데 일부 건물만 정부가 매입해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한다고 해도 인근 지역이 여전히 공장지대이거나 상업, 유흥가라면 안정적인 주거 환경으로 보기 어렵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민간 건물을 매입할 때는 감정평가를 거쳐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밖에 없는데 요즘 같은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에서 입지나 주변 환경이 괜찮은 곳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매입임대나 전세임대가 다세대, 빌라 등을 위주로 이뤄졌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최근 전세난은 임대차 2법 이후 사람들이 선호하는 도심지역 아파트 임대 공급 물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인데 엉뚱한 곳의 임대 공급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임대차 2법이나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폐지(7·10 대책) 등을 번복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이번 대책은 정부가 임대차 문제에 손 놓고만 있지 않는다는 신호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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