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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챙기랴, 경제 돌보랴… ‘코로나 총리’ 24시간이 모자란다

[논설위원의 이슈&톡] 정세균 총리의 하루 동행·동승 취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공무원, ‘코로나 총리’ 정세균. 그는 오늘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 줄어들어야 할 텐데’라는 간절한 소망과 함께 눈을 뜬다. 방역과 경제, ‘K방역 시즌2’를 성공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하루는 잠시도 멈춤이 없다. 공식 일정만 7~8개, 비공식 일정까지 10개 정도를 매일 소화하는 그의 체력은 여느 건장한 청년 못지않다. “내 생각보다도 내가 건강해”라고 멋쩍게 말하는 그의 체력은 전북 진안 깡촌에서 초등학교 때 왕복 20리(약 8㎞), 중학교 때 왕복 40리 길을 걸어서 학교 다닌 게 큰 밑거름이라고 한다. 지난 13일 정 총리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일부 구간은 동승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긴장(緊張)
정 총리가 서울 삼청로 총리공관을 나서고 있다.

아침 7시30분부터 서울 삼청로 총리공관 내 정 총리 숙소 앞은 분주했다. 수행원과 경호인력, 일부 비서진이 바쁘게 움직였다. 정각 8시 정 총리가 나오자 수행과장이 먼저 다가갔다. 차에 탑승하기도 전에 코로나19 일일 상황을 보고했다. 정 총리의 미간이 약간 찌푸려졌고 긴장감이 돌았다.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였다. 역시나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91명으로, 200명에 육박했다. 이는 수도권 집단감염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 9월 4일(198명) 이후 70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정 총리는 곧바로 8시30분부터 예정된 코로나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향했다.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화상회의에서 정 총리는 “방역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고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열정(熱情)
코트라 화상 상담장에서 해외 바이어에게 인사하는 정 총리.

중대본 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로 향했다. 10시30분 코트라에 도착하자마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평오 코트라 사장과 함께 지하 1층 국제회의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무역과 온라인 마케팅을 지원하는 ‘K스튜디오’ 개관식을 가졌다. 이어 1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 일류상품 화상 상담장에 들러 한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필리핀 바이어 상대 화상 제품 상담 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는 통역을 제쳐놓고 직접 유창한 영어로 바이어에게 필리핀과의 인연을 설명하며 우리 제품을 홍보했다. 바이어는 총리가 직접 영어로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에 무척 놀라며 “매우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1시부터는 1층 로비 행사장에서 제3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직접 현장에 참석하거나 화상으로 참여하는 기업인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고 토론하는 회의가 12시10분 정도까지 이어졌다. 정 총리는 내내 꼿꼿한 자세로 앉아 때로는 메모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박수를 치기도 했다. 젊었을 때 해외 종합무역상사 근무 경험담을 들려주는 등 직접 발언하면서 열정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격려했다.

#미소(微笑)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사과를 홍보하던 중 고객과 셀카.

정 총리는 코트라에서 행사 관계자들과 오찬을 한 뒤 이번에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갔다. 오후 2시쯤 코리아세일페스타 현장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들어선 그는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의 안내로 채소, 생선, 쌀 등 농산물 판매 현황을 직접 둘러봤다.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어디 지역 출산품인지, 품질은 어떤지 등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또 경북 문경 ‘감홍사과’를 직접 고객들에게 나눠주며 함께 맛도 보는 등 홍보 행사에 참석했다. 많은 고객은 정 총리에게 즉석 휴대전화 셀카를 요청했고, 정 총리는 엄지척과 함께 환한 미소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미스터 스마일’은 큰 위로가 됐다.

#평정(平靜)
저녁에 총리공관 접견실에서 면담하는 정 총리.

정 총리는 오후 3시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주재한 뒤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복귀, 4시30분에는 국립대 총장과 차관 등 임명장 수여식을 했다. 이후 집무실에서 국방부 장관 면담 등 추가 일정을 소화하고, 직원들 보고를 받은 뒤 6시쯤 퇴근길에 올랐다. 사실 퇴근이 아니었다. 그는 이동 중 승용차 안에서도 보고서를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체크하곤 했다. 의전비서관은 정 총리가 차 안에서 잠을 자는 등 쉬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귀띔했다. 6시11분 총리공관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의 하루 일정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각계각층과 만찬을 함께하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 아직 읽지 못한 보고서를 밤늦게까지 탐독하는 때도 많다고 정 총리는 털어놨다. 매주 토요일에는 통상 열차를 이용해 지방으로 민생탐방을 떠나 2~3개 일정을 소화한 뒤 서울로 복귀한다. 일요일에도 오후엔 중대본 회의가 있어 유일하게 오전만 잠깐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조찬을 비롯해 면담이 잡히면 그것도 포기해야 한다. 365일 하루도 쉼 없이 달리는 그가 있기에 우리나라 방역과 경제가 선방하고 있고, 국민의 일상이 조금은 안정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오종석 논설위원, 사진=윤성호 기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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