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영리 문양 새긴 갓 구운 붕어빵으로 하나님 전해요”

포항 푸른초장교회 김치학 목사

김치학 목사가 지난 10월 붕어빵 트럭 안에서 붕어빵을 든 채 미소짓고 있다. 김치학 목사 제공

평일 오후 경북 포항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오광장사거리의 한 건물 앞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흰색 트럭이 있다. 트럭 옆과 뒤에 걸린 ‘붕어빵은 사랑입니다’ 문구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3㎡ 남짓한 공간에서 거리를 향해 구수한 냄새를 뿜어내는 붕어빵 아저씨는 김치학(58) 푸른초장교회 목사다.

올해 개척교회 사역 21년 차를 맞은 그는 지역 내에서 이름보다 ‘붕어빵 목사’란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포항이 2017년 11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당시 이재민들의 임시대피소였던 흥해체육관 앞에서 성도들과 함께 붕어빵을 무료로 나눠주며 아픔을 위로하는 모습이 큰 감동을 줬다. 지진 피해 후 3개월여 만에 대부분의 봉사단체가 활동을 멈췄지만, 김 목사의 붕어빵 트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2월 중순까지 2년 4개월간 매주 두 차례 자리를 지켰다.

김 목사가 붕어빵을 굽기 시작한 건 지진이 일어나기 8개월 전이었다. 예수전도단에서 붕어빵 선교를 하던 박봉남 장로가 그의 선생님이 돼 줬다. 김 목사는 “상가교회에서 수년째 목회하면서도 이웃에 어떤 분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깊이 들여다보질 못했다”며 “붕어빵을 들고 주민들을 찾아가 처음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붕어빵이 사역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재민 섬김 사역은 중단됐지만,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에는 붕어빵 나눔 사역을 하는 동역자들과 힘을 모아 대구 지역 의료진에게 ‘사랑의 붕어빵’을 선물했다. 멈출 줄 모르던 사역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4월이었다. 갑작스레 갑상샘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뜨겁게 달궈진 붕어빵 틀처럼 사역을 향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차분하게 수술을 준비하고 지난 8월 수술을 마친 김 목사는 2개월여 만에 다시 트럭에 올랐다. 그사이 붕어빵도 업그레이드됐다.

4영리가 새겨져 사랑 죄 십자가 구원을 설명할 수 있는 붕어빵. 김치학 목사 제공

“속재료를 공급받던 한 집사님께 4영리를 설명할 수 있는 문양을 새긴 붕어빵 틀이 있다는 얘길 듣고 바로 도입했지요. 하트-엑스-십자가-물음표 모양을 붕어빵 몸통에 찍어 내는 겁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우리는 죄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우리의 죄를 씻어 주셨습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예수님만이 구원의 길입니다’를 표현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4영리 붕어빵을 활용한 대면 전도는 쉽지 않다. 김 목사는 옛 추억에 복음까지 담은 붕어빵을 팔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 전도팀과 붕어빵을 사역에 활용하려는 목회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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