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2법 부작용 놔둔채 30번 대책 내놔도 미봉책”

잘못된 정책 기조 수정이 먼저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역대 최고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8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 연합뉴스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선 전세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임대차 2법 부작용을 인정하고 개선하기 전에는 어떤 대책을 내놔도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전세문제에 대해 ‘거시경제 여건, 가구 분화, 매매시장 안정조치 등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많은 임차가구가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를 찾게 되고, 주거상향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전세난이 지난해부터 계속된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해 생긴 결과라는 기존 문제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발언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기존 정책 노선은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시장에선 정책 방향을 바꾸면 꺼낼 카드가 더 생기지만, 정부가 체면 때문에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은 전세난에 임대차 2법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는데 정부만 아니라고 하지 말고 이제라도 기존 정책이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 대신 전세계약을 하면 세제혜택을 줘도 전세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다주택자를 규제해온 현 정부에는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임대차 2법뿐만 아니라 그동안 전세 시장에 부담을 준 정책들을 모두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실거주 의무 요건 강화 같은 규제들이 전세물량을 부족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정책에서 잘못한 부분들은 인정하고 수정·보완해서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는데 24번의 대책 동안 그런 게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소유자와 세입자 사이에 적대적 관계가 형성될 정도의 분열과 갈등 양상은 단순한 전세대책으로 치유할 수 없다”며 “정책 기조를 전혀 포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24번이 됐든 30번이 됐든 효과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이종선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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