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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행거리 왜 다를까… 출시 국가마다 측정기준 제각각

소비자 혼란… “측정기준 마련해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급변하는 친환경차 전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들을 선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전기차인데도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출시하는 국가에 따라 달리 소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의 동력 성능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각 나라의 측정 기준에 따라 상이한 값을 나타내고 있다. 각 완성차 업체의 설명 자료를 보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406㎞다. 미국에서는 415㎞, 유럽에선 449㎞로 소개된다.

수입 전기차들도 마찬가지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의 주행거리는 한국에서 415㎞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과 유럽 기준을 적용하면 각각 481㎞, 530㎞로 늘어난다. 올해 출시된 아우디의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은 유럽 기준 436㎞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는데, 한국으로 건너오니 307㎞로 줄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크게 세 가지 측정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온도와 날씨, 운행 패턴, 속도 등에 큰 영향을 받는 탓에 주행거리가 제각각인 영향도 없지 않다.

유럽에선 2017년 9월부터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측정 평균속도를 시속 47㎞, 최고속도는 130㎞로 설정하고 다양한 주행환경 속에서 주행 실험을 진행한다. 30분 동안 23㎞의 거리를 달리는 방식인데, 유럽 내 운행 환경을 반영해 도심에서의 주행 효율성에 가중치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L)은 완충된 전기차의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측정하는 방식을 쓴다. 도심 에선 최고 시속 90㎞로 달리며 정차를 반복하고, 고속도로 구간은 정차 없이 최고 시속 96㎞로 달리는 가상의 연속주행을 실시한다. 도심과 고속도로의 주행 비율을 각각 55%, 45%로 설정하고, 냉난방에 따른 배터리 소모 편차를 반영하기 위해 측정된 값의 70%만 반영해 최종 결과치를 도출한다.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고속 주행의 반영 비율이 높다. 고속 주행 시 효율이 떨어지는 전기차의 특성 때문에 WLTP 방식보다는 짧게 책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환경부가 전기차의 공식 주행거리를 책정한다. 도심주행 55%, 고속주행 45%를 기준으로 반영하고, 측정값의 70%만 반영한다는 점에서 EPL 방식과 유사하다. 하지만 시내와 고속도로, 급가속과 정속주행, 에어컨 및 히터 가동상태, 계절 등 다양한 조건을 추가해 주행거리를 산출하기 때문에 또 다른 차이를 보인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부터 전기차 보급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소비자들이 구매 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확하고 일관된 측정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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