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청계하수처리장, 박물관으로 부활한다

건축양식·주변 습지 최대한 보존

서울 ‘청계하수역사체험관’ 가상도. 서울시는 2023년 국내 최초의 하수처리장이었던 청계 처리장을 재단장해 개장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13년 전 가동을 멈춘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청계 처리장’이 박물관으로 부활한다. 기존 오래된 건축양식과 내부 하수펌프장, 주변 생태습지 원형을 최대한 보존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서울시는 폐허로 남겨진 청계천 하수처리장을 옛 하수처리 방식을 재현한 현장 역사관으로 조성한다고 22일 밝혔다. 오래된 건물 천장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줄기, 펌프시설에 고인 지하수가 반사하는 빛의 잔물결, 그 배경이 되는 기계로 가득 찬 어두운 공간, 유입관로를 통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청계천 하수처리장은 1970년 착공해 1976년 준공됐다. 단계적으로 시설이 증설돼 중랑하수처리장으로 이름이 바뀐 2005년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2년 뒤 중랑하수처리장 고도처리 및 현대화사업으로 기존 청계천 처리장 시설은 대부분 철거(지하화)됐고, 유입펌프장과 유입관로만 가동을 멈춘 채 옛 건물에 남아있었다.

서울시는 ‘청계하수역사체험관’의 새 모습을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최소의 개입’에 따라 조성하기로 했다. 당선작은 산업화시대의 유산이자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인 청계천 처리장 그 자체의 가치가 크다고 보고 ‘절제된 콘셉트’로 역사관을 꾸미기로 했다. 핵심시설인 하수펌프장(984㎡)에부터 건축적 개입을 최소화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한다. 관람객들이 처리장 내부를 관통하면서 하수펌프장의 단면을 체험하고 하수처리 작동시스템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

처리장 바깥공간(1만1500㎡)에는 생태습지를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펌프시설로 스며들어 고이는 지하수를 외부로 끌어내 습지를 조성하는 물순환 체계를 적용한다. 입구에는 카페와 기념품샵, 수유실 같은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방문자센터를 신축한다.

역사관 설계공모에는 국내 외 총 23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 간 진행됐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1차 심사로 5개 팀을 선정하고, 2차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 “산업시설의 문화공간화에 대한 가장 절제된 제안과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내년 8월까지 역사관 기본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11월 착공해 2023년 5월 개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등록문화재 등록을 검토해 근대산업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 계획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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