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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하거나 “기다려라”… 여당 부동산 말실수에 민심 부글

말실수보다 태도가 설화 근본 원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발언이 연일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고 있다. 집값 급등세가 지방으로 번지고 전세난이 날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기다려 달라” “곧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정책 불신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미래주거추진단도 “아파트 환상을 버려야 한다” 발언으로 비판 여론에 휘말렸다. 당내에선 “부동산은 무슨 말을 해도 역풍만 일으킨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말실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시장의 요구와 동떨어진 부동산 정책, 이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여당의 태도가 설화를 부르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2일 “이건 입조심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악화 일로를 걷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비판 여론의 핵심 이유”라며 “자기반성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다는 지적이 두려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부·여당 인사의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은 지난 19일 서울 시내 빌라·오피스텔 공공임대 주택을 찾아 “아파트라는 것에 환상을 버리면 훨씬 다양한 주거형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서울 신축 아파트를 임차해 사는 진 의원에 대해 “그럼 빌라나 오피스텔로 옮겨라” 등 비판이 쏟아졌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월세 옹호’ 발언, 진성준 의원도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자세도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전세대책을 발표하며 “금리 인하와 가구 수 증가가 전세가 상승 주요 원인이다. 전세난은 임대차 3법 때문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3~4인 가구용 전세 아파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년간 지속한 저금리와 1인 가구 증가를 최근 전세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임대차 3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임대차 3법이 서민에게 주는 혜택도 엄청나게 많다” 발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의 “불편해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일시적 영향은 감내하고 참아줘야 한다” 발언은 현실을 도외시한 언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국민적 불신이 높다 보니 이제는 백약이 무효한 상태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민은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전세난이 벌어져도 계속 ‘가을 되면 나아진다. 몇 달 지나면 된다’는 말만 들었다. 여당은 전 정권과 투기꾼, 저금리 등 엉뚱한 탓만 하면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과 방향 전환 없이는 이런 논란이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민은 심리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지 않는 상황”이라며 “‘문제없다, 괜찮다’ 말만 하지 말고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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