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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기쁨, 사랑, 위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종종 꽃을 선물한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는 물론 부부간, 친구 간, 동료 간 어떤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위로하기 위해 꽃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꽃 선물이 지위나 세를 과시하려는 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 죽 늘어선 화환은 그 집안의 위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징표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부산의 한 조직폭력배 조직원 A씨의 모친 100세 기념 축하연에 현역 국회의원들 명의의 화환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축하연이 열린 호텔 연회장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들이 대거 나와 입구에 늘어서기도 했다고 한다. 행사장에는 부산, 경남, 충남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3명과 인천지역 무소속 의원 1명 명의로 된 화환도 발견됐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해당 의원들의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영향력이나 세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에도 최근 화환 논란이 한창이다. 먼저 대검찰청 정문 앞에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300여개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살아 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 윤 총장을 지지·격려·응원한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서초동에 신 ○서방파가 대검 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는 등 비아냥도 있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지자들에게서 받은 꽃바구니 사진을 공개했다. ‘법무부의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을 아시나요’라는 글과 함께 4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자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이번에는 경기도 과천 법무부 앞에 ‘한심한 법무부 장관들’ 등이 적힌 근조화환을 대거 보냈다.

그야말로 블랙코미디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방자치단체나 각종 사회단체, 기업 등이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해 ‘꽃 선물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화훼농가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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