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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월세시장이 정상화되려면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


정부가 지난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공공임대 11만4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신축 주택 위주로 단기 공급에 집중하면서 질 좋은 평생 주택 등을 중장기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가, 업무용 빌딩, 호텔 등과 비아파트 공급이 대부분이라서 이런 주택이 질 좋은 평생 주택이 될지는 의문이다.

그러면서 현 부동산시장과 관련, 지난 4년간 안정적이던 전셋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빠른 가구 수 분화 등의 영향으로 그 상승 폭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차 3법 등은 임차인 주거권 강화 및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 형성에 큰 도움이 됐지만 전세매물 부족 등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의 전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단기간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며, 정부는 민관의 역량을 모아 신축 위주의 단기주택 공급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의 전월세난을 근본적으로 잘못 분석하고 있는 듯하다.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정부가 수요공급 법칙을 따르지 않고 인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려는 데서 오는 부작용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다는 신호다. 그럼에도 공급도 수요도 동시에 억제하는 역수요공급 법칙을 택했다. 또한 2017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160만700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상태다. 그런데 이들 주택이 투기 수단이 된다며 정부가 혜택을 축소하면서 임대 매물이 급감하게 됐다. 이로 인해 매매시장은 매물 부족 현상으로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으며 전월세시장 역시 지난 7월 시행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로 매물 부족이 가속하고 있다. 물론 저금리와 가구 분화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은 현 주택시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공공임대 11만4000가구 가운데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3만9000가구의 아파트가 포함돼 있어 깜짝 놀랐다.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아파트가 3개월씩이나 공실로 있었다니 이유를 막론하고 한심한 노릇이다. 뿐만 아니라 상업용·업무용 건물, 더 나아가 모텔이나 호텔까지도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용 개조로 공급하겠다는데, 누가 이런 곳에서 살림을 차리고 살지 궁금하다. 가구 분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났다고 해도 이들 역시 아파트에 거주하길 원할 것이다.

더욱이 신축 매입이나 공공전세 등으로 공급할 예정인 나머지 4만9000가구의 주택은 어디에 공급할지, 자금조달계획은 있는지 등도 불투명하다. 정부 주도로 공급이 이뤄진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급처가 되고, 이들 공공기관의 부채는 결국 국민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정부 대책 중 긍정적 부분도 있었다.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소득이 증가하면 중대형 아파트에 살고 싶을 텐데, 소득연계형 임대주택 제도를 마련한 건 매우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없어선 안 될 의식주의 하나이면서 자산 축적 수단으로 전락해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는 이런 고리를 끊을 때도 됐다. 그렇게 하려면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즉 서울 등 대도시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오히려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2년 거주요건 등의 규제에 또 다른 규제로 사업을 어렵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투기는 막되 정비사업은 추진돼야 도심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바로 이해하고 주택시장을 정상화해야 매매시장이나 전월세시장이 정상화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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