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카페’… 양탕국에 손님이 오면 전도가 시작된다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커피로 복음 전하는 양탕국 <2>

경남인재개발원에서 교육 중인 공무원이 2016년 경남 하동 양탕국커피문화교육원에서 우림법으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상하자, 이상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몇 년 전 광고드라마의 카피이다.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1분짜리 짧은 드라마였다. 여기에 개화기의 신문물, 양탕국이 등장한다.

“이 시커먼 양잿물 같은 걸 어떻게 팔아.” “에이, 답답한 양반들 같으니. 이상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니까.” 등장인물의 멘트다.

커피는 인천항이 개항한 1883년 전후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커피는 1880년대 초부터 개화기 조선에서 일부 유행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서양 선교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중국에는 선교사역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온 많은 기독교인이 있었고 이들 중 일부가 조선으로 들어왔다는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아마도 이때 커피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현대의 많은 커피 생산국 중 라틴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 커피 역사의 시작이 서양인 선교사에 의한 것임을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 서양인 선교사를 두려워했다. 코가 큰 ‘서양 괴물’이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더욱 가중했다. 하지만 틀에 박힌 생각을 하지 않고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먼저 의식을 열었다. ‘이상한’ 서양인들과 교감하고 ‘이상한’ 야소교(예수교)를 받아들였다. 문화가 바뀌고 세상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문화선교 사역을 말하고 싶다. 한국 기독교 선교의 시작은 문화선교였다. 왜 문화선교인가. 조선에 온 기독교 선교사는 전문인 문화선교 사역자였다.

1884년 입국한 알렌 선교사는 의사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병원을 짓고 의술을 보급해 지금의 세브란스병원이 있게 했다.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조선을 접하고 1882년 최초의 한글성경 누가복음을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 역시 문화선교사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미국과 영국의 많은 선교사가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조선에 들어와 학교를 세웠다. 1886년 아펜젤러 선교사의 배재학당, 스크랜튼 선교사의 이화학당 등 교육에서도 문화선교사들은 큰 역할을 했다.

양반과 일반 백성의 구분을 깨고, 이름도 없이 비참하게 살아가던 조선 여인들의 의식을 깨워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의식을 깨우고 열어주는 사역, 이것이 바로 문화선교다.

2000년대 초기, 새로운 커피문화에 관심을 두고 기도하면서, 길을 찾아가면서, 하나님께 양탕국을 세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경남 하동이라는 곳에서 5년을 훈련받았다.

2009년 작은 농가 주택을 시작으로 커피문화원을 지으면서 본격적인 커피문화 사역이 시작됐다. 그 꿈이 2013년 ‘양탕국 카페문화관’으로 구체화했다.

커피문화 독립국 양탕국에 1880년부터 1930년대까지 개화기와 이후 근대의 상징적 모습을 담은 카페가 드디어 선을 보인 것이다. 동양과 서양의 오묘한 조화가 잘 어우러진 개화기, 당시의 카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커피는 어떠했을까를 조사하고 상상해 본 결과다.

커피가 아니라 ‘양탕국’을, 커피잔이 아니라 우리의 멋이 살아있는 ‘막사발’에 담아 마시는 새로운 커피문화를 창조했다. 그것이 이상한 커피문화의 시작이었고 이 이상한 커피문화에 복음이 담겼다. 사발 안에 담긴 양탕국이라는 커피문화, 그 안에 담긴 생명의 복음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

문화선교로 시작된 한국교회 선교는 130년이 지난 지금, 문화를 다시 세팅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교회 안 문화만으로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한국 기독교가 교회 밖 문화를 잠시 외면한 사이, 세상 문화는 사람의 지적인 인식을 쓸어 담고 있다.

130년 전처럼 세상 문화를 선도해야 하는 기독교가 이제는 안타깝게도 세상 문화를 따라가고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 사역의 방향이 보인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지금 우리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받아가는 최첨단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인은 인간미가 사라져 마네킹화, 프로그램화돼 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양탕국이라는 살롱 커피문화는 거꾸로 간다. 이상하다.

카페에 사람이 오면 자리를 안내하고 메뉴판과 차를 내어 간다. 소통이 시작된다.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맞추고 웃어준다. 환영하고 말을 걸며 들어준다. 심지어 손님 테이블 앞에서 가장 한국적인 양탕국 추출 퍼포먼스와 함께 옛 향수의 아날로그 문화를 제공한다.

말을 걸고 말을 들어줄수록, 관심을 나타낼수록 사람들은 위로를 얻는다. 이상하다. 현대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 침범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웃으면서 말을 걸면 마음을 연다. 왜 그럴까. 여기에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카페를 열기 전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도 이곳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득하게 하시고 마땅히 와야 할 사람이 오게 하옵소서.”

홍경일 하동 양탕국 대표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①‘서양의 끓인 국물’ 양탕국… 커피문화를 전도에 활용하다
▶③언더우드는 조선 첫 ‘살롱커피 바구니 전도자’?
▶④고종과 커피의 첫 만남… 그때 그 시절 분위기 카페관에 재현
▶⑤“차 우리듯… 커피 함께 우려 마시며 구원의 기쁨 나눠요”
▶⑥성도들, 커피 알갱이처럼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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