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절반 투약했는데 예방률 90%…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적

가격 저렴 ‘게임 체인저’ 전망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학과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평균 70.4%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연합뉴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학과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ADZ-1222)의 예방률이 평균 70.4%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유통과 가격 면에서 강점을 가진 이 백신이 전 세계 팬데믹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부국이 아닌 나라들은 팬데믹 위기를 탈출할 수단으로 화이자와 모더나가 아닌 다른 회사의 백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지목했다. 저렴한 가격과 손쉬운 유통 방식이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목표 가격은 1회 투약분 기준 3~4달러로 19.50달러인 화이자, 최대 37달러에 달하는 모더나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초저온에서 냉동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70도)와 모더나(-20도) 백신과 달리 냉장 온도인 2~8도에서 보관과 유통이 가능하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을 구축하기 어려운 저개발국가에서는 반길 만한 소식이다.

선진국 이외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11억회분가량은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는 상태다. 유럽연합(EU)이 3억회분을 선구매했고, 미국도 6억회분의 선계약을 체결했다. 영국과 일본, 캐나다 등을 더하면 주요 선진국이 미리 확보한 백신은 전체 생산량의 90%에 달한다.

모더나 백신도 상황이 비슷하다. 선계약된 7억7720만회분 중 미국이 5억회분, EU가 1억6950만회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르다. 공급할 32억회분의 백신 중 미국은 5억530만회분, EU는 3억회분에 불과했다. 나머지 24억회분 정도의 백신은 그외 국가에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어피니티는 50개국 이상의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인구의 대다수는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며 “이들이 공급받을 코로나19 백신의 40%를 아스트라제네카가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에서 뽑아낸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두 백신과 차별화된다. 이 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주입해 인체에 투약하면 인체는 자연적으로 코로나19 면역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반면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라는 신기술을 사용하며 초미세 지질(脂質) 세포에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투약하는 방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투약 방식에 따라 최대 90%에 달하는 효과를 낸다. 1회분 투약 한 달 후 1회분을 재투약하는 방식에서는 62%의 예방률을 보였지만, 최초의 1회분을 절반만 투약했을 경우 효과는 90%로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 차이는 연구진의 실수로 발견됐다. 연구원이 착오로 1회분을 투약해야 할 집단에 반회분을 투약했는데 이 집단이 90%의 예방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수십년간의 노력과 순간의 오류, 약간의 행운이 결합해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지훈 이형민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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