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분위기 딱 좋은’ 박영선, 출마 미루는 속사정

내각·당 어려운 현실 외면 못해… 거취, 당·청 조율 통해 결정할 듯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3분기 ‘창업기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박 장관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지를 놓고 깊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내년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장관은 우상호 박주민 의원과 더불어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좀처럼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면에 내각과 당의 어려움을 모두 외면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가 놓여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언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 문제로 보선이 촉발된 만큼 여성 후보를 바라는 목소리가 적잖은 상황이다. 여기에 높은 인지도까지 더해져 박 장관은 여러 후보군 중 ‘대마’로 꼽힌다. 스타트업 창업 증가 및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확대 등 손꼽히는 정책 성과를 내 바닥 민심도 나쁘지 않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24일 “박 장관이 출마선언을 하면 본격적으로 서울시장 재보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경선 룰이 확정되는 대로 출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최근 주변의 출마 권유에 확답하지 않고 있다. 가장 고민스러운 지점은 현재 내각의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장관 30% 시대’를 내걸었지만 여성 장관의 성적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강경화 외교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정책 실패와 설화로 고전 중이다. 청와대로선 박 장관마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대안을 찾기까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박 장관의 한 측근은 “현재 내각 구성을 보면 박 장관이 자기 뜻만 내세우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중기부 장관 업무 자체에도 큰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기도 힘들다. 우선 이낙연 대표와는 총리 시절부터 관계가 끈끈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일 잘하는 장관’으로 박 장관을 포함해 네 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 이 대표가 박 전 시장의 급변 사태로 벌어진 보선으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박 장관도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박 전 시장의 성 비위를 고려해 서울시장 보궐선거기획단의 대변인단을 고민정 강선우 의원과 배지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 등 모두 여성으로 꾸린 상황이다. 여기에 부동산 대란까지 민심을 자극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모색 중이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박 장관은 정치도 오래 했고, 장관으로서 무게감도 키워 가장 앞선 후보임은 분명하다”며 “박 장관만 한 후보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박 장관의 거취는 당청 간 조율 과정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개각 일정 등을 고려해 보면 박 장관의 출마 여부도 연말쯤에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 측 관계자는 “박 장관이 내각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대표와의 인연,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지”라며 “이런 점까지 감안해 마지막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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