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 내정… 좌파도 월가도 모두 환영

금융위기 때 미 경제 호황 이끌어… 의장 인준 당시 공화당서도 지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협회·사회과학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옐런 전 의장을 내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 탄생이 임박했다. 좌파와 월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묘안이라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옐런 전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재무장관은 말 한마디로 세계경제를 들어다 놨다 할 수 있는 요직 중의 요직이다.

옐런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미국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 자신은 직함 앞에 여성을 붙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지만 여성으로서 첫 연준 의장을 지냈고 재무부 231년 역사에서 첫 여성 장관이 된다.

CNN방송은 ‘왜 재닛 옐런이 재무장관으로서 이치에 맞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옐런은 월가를 겁먹게 만들지도, 진보주의자들은 소외시키지도, 실물경제의 곤경을 잊어버리지도 않는 재무장관을 찾아야 한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미션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당초 민주당 내 진보주의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기업과 대형은행에 대한 맹렬한 비판가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워런 의원의 경우 ‘월가의 저승사자’라 불릴 만큼 이념적 색채가 강해 상원 인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워런 카드는 거센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옐런의 경우 이미 연준 의장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계속됐던 2014~2018년 연준을 흔들림 없이 이끌며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다. 연준 의장 상원 인준 당시 공화당 지지까지 확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민주당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옐런에 대한 지지는 두텁다. 그가 소득 불평등, 성 불평등, 기후변화 대응 등 진보적 의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형은행의 힘에 휘둘리지 않고 대기업 권력에 도전하는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렇다고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부당하게 대우할 몽상가는 아니라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월가도 옐런의 복귀를 환영했다. 그의 재무장관 발탁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조 브루스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이 이끄는 재무부는 ‘완전고용’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국의 재정화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에 반해 완전고용을 달성한다면 ‘바이든 붐’이라 불릴 만한 호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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