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가

[책과 길] BTS 길위에서, 홍석경 지음, 어크로스, 272쪽, 1만6000원.


“이 책은 BTS를 사랑하지만 팬심에는 빠지지 않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BTS의 팬들과 BTS의 음악 및 메시지에 발언권을 주는 입장을 견지하며 집필되었다.”

‘BTS 길 위에서’는 세계 대중문화의 변방, K팝 내에서 비주류인 ‘힙합 아이돌’로 꼽혔던 방탄소년단(BTS)이 강력한 세계 문화 산업 아이콘으로 올라서는 과정과 그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한류 연구자인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교수가 2018년 8월 잠실에서 시작된 BTS의 아레나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동행하며 펴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방탄현상의 핵심으로 뛰어들어 BTS의 글로벌 팬덤 현상을 관찰하고 그들의 공연을 쫓아다니면서 대서양 양쪽의 팬들을 직접 만난 결과물”이라고 소개한다.

‘BTS…’는 먼저 K팝 환경에서 태동한 BTS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BTS 역시 K팝과 한국 미디어 문화의 여러 관습을 공유하는 같은 미디어 생태계에서 태어났다고 본다. 특히 BTS를 특징짓는 ‘아미’ 역시 K팝 팬덤 문화의 지대한 영향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한다. “사심 없는 애정”으로 대표되는 팬덤을 추동하는 동력이 서구 대중문화에서 접할 수 없었던 커뮤니티 내부 연대와 스타와의 친밀성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반면 ‘아미’의 경우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기자, 비평가, 해설가를 능가하는 전문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차별성도 갖는다. 저자는 “청소년기에 대중문화 팬덤을 경험하고 학자로 자란 학자-팬(aca-fan) 세대의 등장으로, 이들이 참여하는 팬덤의 여러 활동은 전통적인 문화 중재자들의 권위를 뿌리째 흔들 수 있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이후 BTS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여러 미디어를 가로질러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을 세 가지 층위에서 분석하고, 전 세계 청년들과 동세대에 BTS의 메시지가 수용되는 배경 등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특히 BTS의 독자 세계관인 BU(BTS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한 축인 아미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이들에게 BTS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한다. BTS 멤버들이 갖는 ‘동양인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둘러싼 책 후반부의 분석도 흥미롭다.

저자가 BTS에 대해 이토록 환호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절대 다수의 독자를 우선 겨냥했다고 밝힌 대로 오늘날 BTS 현상을 이루는 여러 이슈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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