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무배제 위법·부당” 일선 검사들 집단 행동 나섰다

검찰 역사상 7년 만에 집단 성명… 평검사회의 오늘 전국서 열릴 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일선 검찰청 평검사들이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징계청구 처분에 대해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성명을 냈다. 대검찰청 연구관들도 집단 성명을 낸 가운데 26일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연쇄적인 평검사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평검사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건 추 장관 처분 하루 만이며 검찰 역사상으로는 7년 만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더 이상 추 장관의 행동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부산지검 동부지청과 대전지검, 울산지검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처분의 적절성을 놓고 평검사회의가 열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은 회의 직후 성명서를 내고 전날 추 장관의 처분은 위법하고 부당했다고 밝혔다. 평검사들의 일치된 입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 제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명령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전지검과 울산지검 소속 평검사들도 이날 회의를 갖고 성명서 문구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대구·춘천지검 등 검찰청에서도 이르면 26일 평검사회의 개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수석급 평검사를 중심으로 이날 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비위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남부지검과 의정부·인천·창원지검 등에서는 회의 개최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검사회의 소집 권한을 갖는 일선청 수석급 평검사는 부부장검사 바로 밑 기수인 사법연수원 36기다. 이들을 주축으로 평검사회의 개최 여부와 방식, 성명서 형태 등을 놓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청은 대면회의 없이 메신저로 의견을 취합해 성명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평검사회의는 7년 만에 이뤄지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3년 9월 혼외자 의혹이 제기돼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의를 밝히자 “검찰 중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고 성명서를 냈던 일이다. 2012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대한 집단항의 성격으로 회의가 개최됐었다.

검찰 내부는 이미 들끓고 있다. 이날 사법연수원 34기 이하 대검 연구관 30여명은 회의를 갖고 “법무부 장관의 조치는 검찰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위법·부당하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명령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내부망에는 전날 저녁부터 추 장관을 비판하는 검사들의 글이 계속 올라왔다. 김창진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는 “정권에 이익이 되지 않는 사건을 수사하면 총장도 징계 받고 직무배제 될 수 있다는 분명한 시그널”이라고 비판했다.

김수현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은 “헌정 사상 초유의 총장 직무 배제를 하려면 그에 걸맞은 이유와 근거 정당성이 있어야 할 텐데 직무배제 사유 어디에도 그런 문구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했다가 오히려 ‘커밍아웃 검사’라고 저격당했던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가 전날 “정치적 폭거”라며 올린 글에도 “민주국가이니 국민과 검찰 개혁을 얘기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권력의 본질에 충실한 다른 무엇인가가 아닌가 한다”고 비판한 평검사의 댓글이 달렸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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