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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재열 (15) 1000만 달러 조경공사 앞에 ‘길 잃은 성전건축’

14년 만에 나온 조건부 건축허가에 시무장로들 의견 6대6 찬반 갈려… 반대하던 장로들 은퇴청원으로 압박

김재열 미국 뉴욕센트럴교회 목사(뒷줄 가운데)가 2015년 12월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14년 만에 건축허가가 나왔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시무장로 7명이 오더니 이렇게 이야기했다.

“목사님, 이제 건축은 여기까지입니다. 성전 건축은 다음세대에게 넘깁시다. 아니면 그 땅을 매각해 이곳을 증축합시다. 우리는 더이상 할 수 없습니다.”

14년간 강단에 올라가 대표기도를 할 때마다 건축허가를 달라고 울부짖던 장로들이 1000만 달러짜리 조경공사 견적서 앞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마치 광야 1세대처럼 말이다.

건축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불렀다. “장로님, 1000만 달러짜리 조경공사 견적서를 달랑 한 장 제출한 의도가 뭡니까. 2~3개 견적서를 받는 게 관례 아닙니까. 자신 없으면 그만두셔도 됩니다.” 그래서 건축위원장은 사표를 내고 아내 건강을 핑계로 교회를 떠났다.

기존 장로 중 건축위원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건축위원회 총무로 일하던 신임 장로에게 위원장 자리가 돌아갔다. 이때부터 당회가 모이면 6대 6으로 건축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렸다.

12명의 장로를 수시로 격려했다. “장로님, 전 지금까지 세 번의 교회당 건축 경험을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교회 건축은 돈으로 하는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평안교회 장로님들이 집을 내놓고 헌신했던 이야기부터 두 번 집을 담보로 건축헌금 했던 이야기를 했다. 서울 강변교회와 토론토 열린문교회 건축 간증을 들려줬지만, 반대하는 장로들은 막무가내였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악전고투 끝에 14년 만에 건축허가를 받고도 다시 건축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2년간 표류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기서 중단시키지 않으셨다. 2012년 말이었다. 건축을 반대했던 장로 5명이 목양실로 들어왔다.

“목사님, 죄송합니다. 우리가 더이상 목사님의 비전에 걸림이 되지 않으려고 시무장로 은퇴를 청원합니다. 부디 받아 주십시오.”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졌다. “절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가지고 가세요. 새 믿음으로 다시 해 봅시다.”

반려했으나 완강했다. “여러분의 뜻이 정 그렇다면 한 주간 기도하고 가부를 결정하겠습니다.” 토요일 저녁 장로 부부를 초청했다. 가벼운 분위기로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내가 새로운 제3의 계획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장로님들, 그동안 수고가 참 많았습니다. 내일 주일에 3부 예배에 모두 나오시기 바랍니다. 은퇴 기념패를 준비했습니다.” “네?”

이렇게 2년간 건축 비전을 표류시킨 6명의 장로가 깨끗하게 물러났다. 이 사건은 내 목회에서 가장 큰 결단이었다. 그렇지 않고는 도저히 건축할 수 없었다.

갑자기 시무장로 절반이 타의에 의해 물러난 상황이 됐다. 당사자들은 은근히 교인들이 일어나 자신의 처지를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였다. 교인들의 반응은 달랐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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