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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한 ‘징벌稅 개편’ 보류

관세청 “성실신고 유도 곤란” 제동


박근혜 정부 때 ‘증세 없는 복지’ 일환으로 도입돼 7년째 시행 중인 사업자 징벌적 세금의 개편에 제동이 걸렸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에 제출했지만 관세청이 성실신고 유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 부처 합의로 국무회의, 입법예고까지 거친 사안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국회 심의가 보류되고 있다.

26일 국회·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재부가 ‘2020년 세법 개정안’에 담은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확대에 대해 관세청이 심의 과정에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수입 신고를 잘못한 사업자에게 징벌로 부가가치세를 돌려주지 않는 것이다(국민일보 2020년 6월 22일자 17면 기사 참조). 세관장이 부가세 환급 기준이 되는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다. 2013년 박근혜정부 때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으로 도입됐으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법안을 발의해 국회를 통과했다. 관련 세금 규모는 연 500억~600억원(2017년 기준)에 달한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4년간 조세 불복 건수가 100건에 이를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사업자가 단순 착오, 귀책사유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4년 한 의류 사업자는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또 수입 신고를 잘못하면 과태료로 가산세를 매기는데, 부가세까지 돌려주지 않아 이중 과세 논란도 있다. 결국 기재부는 관세법상 벌칙 사유(가격 조작죄 등)나 부당 행위(자료 파기 등) 등을 제외하고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해주는 개편안을 올해 세법 개정안에 포함했다.

그런데 국회 심의를 앞두고 기재부와 관세청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세청은 성실신고납부 취지 훼손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자칫하면 다국적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기재부는 관세청 우려에 대한 보완책을 이미 개편안에 담았다는 입장이다. 무신고 물품 가산세 신설, 다국적기업 과태료 인상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세청과 협의해 보완책을 마련한 후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세청 관계자는 “부처 협의에서 보완책을 연구했으나 추후 실무 직원들 사이에서 부족하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갑자기 부처 내 엇박자를 보이자 심의 주체인 국회는 당황한 표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부처 내 협의가 된 줄 알았으나 이견이 있어 조율 상황 등을 보고 심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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