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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별 재판 진행 스타일 분석… 긍정·부정적 평가 혼재

윤 총장 공개한 보고서 내용 보니

한 시민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얼굴이 나와있는 배너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징계와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자 윤 총장이 법원에 직무배제 취소 소송을 내며 양측은 본격적인 법정 싸움에 돌입했다. 윤성호 기자

“공판준비기일엔 그립감이 센 모습 보였으나, 정식공판기일이 되자 피고인 측의 비상식적인 주장을 받아들이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관 불법 사찰’로 규정한 대검찰청 보고서에 나오는 한 재판장의 세평에 적힌 내용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지난 2월 26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에서 작성된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라는 제목의 9쪽 분량 문건을 26일 공개했다.

윤 총장 측 소송대리를 맡은 이완규 변호사는 “법무부의 일방적 주장만 있어 혼란 해소를 위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윤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수사의뢰하면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됐고, 악용 의심 사례도 있다”고 반박했다. 현직 법관들도 “사법농단 당시에도 이 같은 문건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문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사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주요사건 재판부를 ‘특별수사’ ‘공안’ ‘기타’ 세 부류로 분류했다. 각 사건별로 재판부 판사의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주된 내용은 각 판사의 재판 진행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돼 있었다.

추 장관이 사찰 의혹을 제기한 직후 논란이 됐던 김미리 부장판사(형사21부)의 세평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라는 내용이 적혔다. ‘언행이 부드럽고 원만하게 재판 진행을 잘 한다’거나 ‘검사나 변호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판사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사찰과 거리가 멀다는 대검 측 해명에 일정 부분 부합하는 대목이다.

반면 다른 법관은 ‘공판준비기일 당시 단호한 쟁점정리 등 그립감이 센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정식공판기일이 되자 피고인 측의 무리하고 비상식적인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배석판사는 ‘행정처 16년도 물의야기법관 리스트 포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당직 전날 술을 마시고 다음날 늦게 일어나 영장심문에 불출석, 언론에 보도’라는 내용이 적혔다. ‘재판에서 존재감 없음’ 같은 평가도 여러 번 사용됐다.

법관들은 ‘검(檢)로남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재경지법의 한 고위 법관은 “문건 제목부터 문제”라며 “사찰까진 아니라 해도 악용될 우려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물의야기법관 대목을 가리켜)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 때 법원행정처를 압수수색했는데 당시 자료를 악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 때 (영장정보 수집 등을) 기소했는데 이번에 죄가 안 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석열 총장이 대국민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구자창 나성원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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