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직무정지 철회”… 고검·지검장 유례없는 집단성명

전국 검찰청선 잇단 평검사회의


전국 고검장 및 지검장들이 2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집단성명을 냈다. 30곳의 일선 지검 및 지청에서 평검사회의가 열리는 등 검사들의 집단행동인 ‘검란(檢亂)’이 7년 만에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고검장, 지검장 등 간부들과 평검사들이 한목소리로 성명을 낸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조상철 서울고검장 등 일선 고검장 6명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명령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 조남관 대검 차장(총장 권한대행) 등을 제외한 일선 고검장 전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특정 사건 수사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감독과 판단을 문제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성명에는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댓글이 400개 넘게 달렸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등 일선 검사장 17명도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를 바로잡아 달라”고 밝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성윤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윤 총장 일가 수사를 하는 점을 고려해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에서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점, 서울동부지검에서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점도 고려됐다. 윤 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도 이름을 올리길 원했지만 중립성을 고려해 빠졌다.

이성윤 지검장은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서울중앙지검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35기)들은 이날 “직무배제는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이뤄져 절차적 정의에 반하고 검찰 개혁 정신에도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도 이날 오후 9시30분쯤 같은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윤 총장 일가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들도 추 장관 비판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서울동부지검, 의정부지검 등 20여개 지검 및 지청의 평검사들도 잇따라 집단행동에 나섰다. 전국 검찰청 사무국장(검찰 공무원), 인권감독관, 지청장들도 동참했다.

검사들은 한목소리로 추 장관의 직무배제가 사실상 윤 총장 찍어내기를 목표로 이뤄져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조치는 성급하고 무리하게 이뤄져 검찰 독립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검사들의 집단반발은 전날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 등이 성명을 내면서 시작됐다. 검사들 사이에서는 아직 올라갈 자리가 남은 검사장급 간부들이 동참한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판사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에 직권남용 혐의로 윤 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검사 징계위원회도 다음달 2일 개최하기로 했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윤 총장에 대한 추가 압박에 나선 것이다. 검찰에서는 대검 감찰부에서 사실상 수사에 착수했는데 또 수사의뢰가 이뤄진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 총장 측 변호사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직무배제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총장 임기제를 부인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

추미애·윤석열 소송전 돌입, 교과서는 ‘KBS 정연주 해임 사건’
“총장 직무정지 잘못한 일” 56.3%
‘윤석열 찍어내기’ 끝까지 간다는 여당 “대통령 침묵이 메시지”
秋, 내달 2일 尹 징계위 개최
“선배들이 미안하다” 검찰 고위 간부들도 공감 표해
윤석열 “정치 하겠다고 한 적 없다” 징계 청구 사유 조목조목 반박
판사별 재판 진행 스타일 분석… 긍정·부정적 평가 혼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