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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문신에서 타투로

이흥우 논설위원


경찰청이 최근 ‘경찰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기준’ 개선안을 행정예고했다. 몸에 문신이 있더라도 혐오감을 주지 않고 옷 밖으로 노출되지 않으면 경찰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4년 경찰시험에서 몸에 문신이 있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한 규칙이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시정권고한 지 무려 16년 만이다.

흔히 문신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조폭이다. 일본 야쿠자의 영향을 받아 상반신에 문신을 새겨넣은 조폭들이 많았던 탓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권에선 문신을 오랑캐 풍습으로 여겼다. 그래서 중죄인에게 내리는 중벌로 얼굴 등에 문신을 새겨넣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부터 조선 초까지 묵형(墨刑)이 행해졌다. 여기서 유래된 욕이 ‘경( )을 치다’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문신 한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이 늘어나면서 문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크게 퇴색했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걸어다니는 문신이다. 오른팔과 양쪽 다리는 물론 등에도 문신을 새겨넣었다.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 선수는 왼팔에 마오리족 전사들이 새기는 문양의 문신이 있다. 투수와의 승부에서 강하게 보이고 싶어 새겼다고 한다.

연예인들의 경우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유행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지상파 방송은 문신을 모자이크 처리한다. 방송심의규정 때문이다. 문신의 종류와 내용이 얼마나 다양한데 모든 문신을 야쿠자나 하는 ‘이레즈미’로 여기니 이런 코미디가 벌어진다.

이제는 문신이라 하지 않는다. 타투라 부른다. 타투는 예술의 한 장르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타투 시장도 연 수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의 타투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런 타투이스트들이 국내에 5000명 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타투 시술은 불법이다. 현행법상 타투 시술은 의료인만 할 수 있다. 경찰도 시대흐름에 맞게 관련 규정을 고치는데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이 규정을 언제까지 놔둘건지 모를 일이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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