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목뼈에도 관절염이?… 뒷목 뻣뻣하고 통증 있다면 ‘의심’

당신의 목뼈 건강하십니까 ③ 경추관절염 <끝>

목뼈 관절 사이서 쿠션 역할하는 연골 등에 만성 염증 생기면 발생
습도·온도에 매우 민감 비 오거나 날씨 쌀쌀해지면 통증 더 심해져
고개를 숙이고 작업하는 요리사,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 고위험군

경추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뒷목의 경직과 통증이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쌀쌀해지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서울부민병원 제공

‘비오는 날 삭신이 쑤신다’는 말이 있다. 날이 흐려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에 무릎보다 유독 ‘뒷목’이 뻣뻣하고 욱신거리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목뼈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흔히 관절염은 무릎이나 손발에만 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경추에도 생긴다. 경추 관절염은 모두 7개인 목뼈 전반에 걸쳐 올 수 있다. 각 뼈마다 5개의 관절로 구성된다. 앞쪽에 하나(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 옆에 두 개(구추 관절), 뒤에 두 개(후관절)가 있다. 이런 목뼈 관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나 디스크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무릎이나 엉덩이, 손발가락 관절염처럼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경추 관절염의 국내 유병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고령화로 인한 여타 관절염처럼 증가 추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85%에서 퇴행성 변화로 인한 경추 관절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30일 “한 부위에 관절염이 나타나는 시기에 다른 부위에도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추 관절염이 잘 생기는 곳은 디스크 호발 부위와 일치한다. 5~6번 경추 사이에 가장 흔하고 6~7번, 4~5번 경추가 그 뒤를 따른다. 이 교수는 “목뼈에서 움직임이 가장 많은 부위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도 쉽다”면서 “디스크가 빨리 망가지는 만큼 후관절이나 구추 관절에 걸리는 비정상적 부하 증가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면을 덮고 있는 연골 성분에 변성이 일어나 연골과 관절 파괴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퇴행성 원인과 함께 교통사고 같은 외상, 감염, 류머티즘성관절염에 의해 2차성으로 경추 관절염이 초래되기도 한다. 목은 구조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목뼈가 골절되고 신경이 손상되기 쉽다. 특히 교통사고 후 증상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증 여부 등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나중에 경추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목에 부담을 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작업하는 요리사나 기술직,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이 고위험군이다.

자가 면역질환인 류머티즘성관절염은 몸에 있는 활액막 조직(마찰을 줄이는 윤할 역할), 특히 관절을 공격해 망가뜨리는데 경추 관절도 침범한다.

1, 2번 경추가 심하게 흔들리는 환축추간불안정 환자의 수술 전(왼쪽)과 나사못으로 고정한 후의 X선 영상.

일반적으로 손발의 작은 관절에서 시작되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40~60%가 목뼈 이상을 일으키는 걸로 보고돼 있다. 이 교수는 “활맥막 조직이 없는 디스크 보다는 후관절을 잘 망가뜨린다. 특히 활액막낭(물 주머니)은 1~2번 경추(환추와 축추로 불림) 주변에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에 이곳에 병변이 자주 생긴다”고 했다. 1~2번 경추 주변 인대와 관절 등이 망가지면 심각한 상태인 ‘환축추간 불안정’이나 탈구가 발생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경추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경추 관절염은 40~6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강직성척추염 등 유전질환이나 류머티즘성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젊은 20·3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부모가 경추 관절염을 겪고 있다면 X선촬영 등을 통해 경추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허동화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장은 “젊은 나이에 목뼈의 손상은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하는 위험 요인”이라면서 “정상 경추는 완만한 C자형을 보이는데 잘못된 자세나 잦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자목이나 역C자형의 거북목이 되면 경추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추 관절염의 대표적 증상은 목 통증과 경직이다. 목 인대가 굳으면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고 통증이 심해진다. 고개 돌릴 때 ‘뚝’하는 뼈소리가 나거나 목과 어깨의 근육 경련이 있다면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오랜시간 위나 아래를 쳐다보는 자세를 취하거나 운전, 독서 등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경우 증상은 더 악화된다. 무릎 관절염과 비슷하게 습도와 온도에 매우 민감해 비가 오거나 날씨가 쌀쌀해지면 통증이 심해진다.

목 통증은 디스크나 경추관협착증 등 다른 경추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 쉽게 지나치기 쉽다. 그래서 양쪽 손 저림과 어깨 통증이 동반되는 등의 특징적 증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목 디스크는 보통 한쪽 손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할 경우 목뼈 관절 사이 연골이 닳아 줄어들고 관절이 상하면 관절통은 물론 관절 변형까지 초래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시간에 따라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우 아프고 일어나 움직이면 나아진다. 저녁이면 다시 통증이 나타나 잠을 이루지 못하며 눈의 통증과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잠시 통증이 사라졌다고 방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이 원인인 경우엔 목뼈가 조금씩 어긋나면서 중추신경인 척수를 눌러 팔다리가 저리고 마비돼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땐 수술로 어긋난 목뼈를 교정한 후에 고정시켜야 한다.

목뼈 관절염은 만성적으로 나타나지만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수술은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한다. 허동화 센터장은 “비수술 치료로 해소되지 않는 극심한 통증이 있거나 주변 신경근 및 척수 손상 우려가 있다면 전문의 판단에 따라 수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내시경을 이용하는 등 상처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 경추 수술법들이 많이 도입돼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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