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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검사” 서정진 제안에 “의미 없다” 선 그은 정부

자가 진단키트 사용 땐 법개정 필수… 일반인 검체 채취 어렵고 부정확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뉴시스

국내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전 국민 코로나19 검사를 제안한 데 대해 전문가들과 방역 당국은 “불필요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감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접촉자 추적 검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글로벌 바이오포럼 2020’에서 “예상하기로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확산돼 (숨어 있는) 확진자가 전 국민의 0.2~0.3%가 있을 확률이 있다”며 “이들이 진단검사를 통해 항체치료제를 조기에 투여한다면 2021년 봄이 오기 전에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청정국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국민 검사와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면 나도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언급한 전 국민 코로나19 검사는 항원진단키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항원진단검사는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성분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30분 내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은 항원진단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진단키트 1개다. 셀트리온은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Sampinute)’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항원진단키트를 이용해 국민이 ‘자가진단’을 하려면 일차적으로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 설령 진단키트를 일반인이 구매하더라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검출되는 바이러스 양이 적으면 진단키트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가짜 음성’이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항원진단검사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사용해야 하며 최종적인 감염 여부는 의사가 판단해야 한다.

검체 채취를 일반인이 하기도 쉽지 않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문 의료인이 아니고선 검체 채취가 어렵다는 점이 있어 (항원진단검사로) 전 국민 검사를 일시적으로 하는 건 어렵다”며 “환자 발생률이 너무 높아 의료인이 검체 채취를 하는 게 안 되거나 검사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들에서만 자가진단키트가 허용되긴 하지만 우리의 상황과 역학적 특성을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 검사 자체가 방역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출자 검사도 제대로 못하는 판인데 많은 돈을 들여 전 국민을 검사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 교수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사한다는 것 자체가 의학적으로나 보건학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국민 검사를 통해 양성이 나와도 모두를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항체치료제는 의학적인 판단에 따라 사용하고 있으며 의학적 치료가 불필요한 확진자는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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